1. 내 마음에 새긴 네 글자

“아무 자격도 공로도 없는 저에게 가스변호사로의 길을 열어 주신 OOO 회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 방법은 불철주야 노력해서 황무지와도 같은 우리나라 가스법률시장에 부끄럽지 않은 전문가가 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늘 정의와 공평을 추구하고 우리나라 가스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가스변호사가 되겠습니다.” 필자가2014. 12. 31. 가스신문과의 인터뷰(보도일자는 2015. 1. 13.)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다. 위 인터뷰를 했을 때는 물론, 그 전부터 그리고 그 이후에도 회장님으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게 되면서 필자가 가슴 속에 깊이 새겼던 네 글자가 있다. 바로 결초보은(結草報恩)이다. 부족한 것이 없으신 회장님께 내가 무엇으로 은혜를 갚을 수 있을까 늘 생각해 왔었는데, 작년 10월경 거짓말처럼 회장님께서 억울하게 구속이 되셨다. 풀을 엮어 은혜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나의 혼과 진심을 담아 지난 6개월 간 변론을 하였다. 아래는 결심공판일에 필자가 했던 최후변론 중 일부이다.

 

2. 피고인을 위한 최후변론

“유난히도 더웠던 2013. 5. 15.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 날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중이었는데, 뒤에서 백발의 한 노인이 저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단지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 드린 것이 전부였는데 그 노인은 그 날부터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랑으로 저를 사랑해 주셨고, ‘몸으로만 낳아야 아들이냐, 마음으로 낳아도 아들이지’라며 객지에서 홀로 생활하던 저를 친아들처럼 대해 주셨습니다. 바로 제 옆에 앉아있는 피고인입니다. 그 이후부터 논현동에 소재한 사무실을 방문하실 때마다 저를 부르셔서 함께 점심을 먹었고 식사 후에는 사무실에도 함께 가곤 했었기 때문에, 2013. 5. 이후에 관한 변호는 변호인으로서의 변호인 동시에 목격자로서의 진술이기도 했습니다. 피고인의 권유로 가스용접, 전기용접을 배우고 국가기술자격증까지 땄었기 때문에 용접외주가공에 관한 변호는 변호인으로서의 변호인 동시에 국가기술자격사로서의 진술이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본 공판 중에 변론의 방향을 두고 내부적인 논의가 있었습니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변호인에게 일관되게 얘기했었는데, 거의 100% 유죄가 난 다른 사건에 비추어 볼 때, 위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고, 자칫 유죄로 판단되는 경우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한다고 하여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자백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논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본 변호인과의 단독 접견에서 ‘자백을 하라고 하면 하겠는데, 내가 모르는 것을 어떻게 이야기하면 되겠노. 재판장님이 물으시면 도대체 내가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되노.’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 가능성이 희박할지라도 실체적 진실 및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재판부에 모두 다 말씀 드리고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변론 방향을 재설정하였습니다. 그렇게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검사가 잠깐 동안 피고인을 감옥에 가둘 수는 있었겠지만 진실까지도 영원히 감옥에 가둘 수는 없다는 믿음과 법원에서 만큼은 피고인에게 억울함이 있는지를 공명정대하게 판단해주실 것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피고인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만일 피고인에게 억울함이 있다면 그 억울함 또한 이 곳 법정에서 반드시 풀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 변호인은 지난 6개월 동안 검찰이 제출한 모든 증거를 수차례 샅샅이 다 살펴보았지만, 피고인에게 구속이나 실형의 수준에 이를 만큼의 잘못을 발견할 수는 없었습니다. 법원에서 피고인에게 억울함이 없는지 잘 살펴봐 주시고, 만일 억울함이 있다면 반드시 풀어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피고인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 가족과 노모의 품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회사로 다시 복귀하여 지역 사회와 어려운 중소기업인들에게 여생 동안 여한 없이 베풀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재판부에서 법률과 증거에 따라 정의롭게 판단하여 주시고, 만일 유죄로 판단되시는 경우라하더라도 실형만큼은 피할 수 있도록 베푸실 수 있는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주시고, 은혜에 은혜를 더하 여주실 것을 간청 드립니다.”

 

3. 하늘도 울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절대 다수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기적이 일어났고, 판결선고일 하루 전에 필자가 구치소 접견에서 회장님께 했던 약속 -오늘이 제가 구치소에서 회장님을 뵙는 마지막 날이 될 것입니다- 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회장님이 석방되어 나오신 날, 때 아닌 장대비가 한참 동안 내렸다. 나도 울었고 하늘도 울었다. 위 재판을 진행하면서 필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과 은혜를 받았다. 특히 가장 힘들었을 때, 회장님의 따님과 사위분은 필자에게 큰 힘이 되어 주셨다. 본 지면을 빌려서라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베풀어주신 은혜와 사랑 앞으로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