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사업 철수한 GHP 실외기의 유지보수 공백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GHP 유지보수 현장)

[가스신문=정두현 기자] 2000년대 초 보급이 활성화된 가스히트펌프(GHP)의 현 유지보수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GHP 보급초기 국내에 진출한 일본 사업체들의 본국 철수에 따른 노후기기 유지관리 공백과 업체별 극심한 유지보수비 편차 등을 이유로 GHP 설치를 꺼리는 수요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GHP 유지보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국내에 진출한 일본의 미쯔비시, 히타치, 산요 등 3개사가 사실상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국내 사업을 접으면서 그에 따른 노후 GHP 실외기에 대한 유지보수 후속조치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들 제조사가 보급하는 GHP 실외기에 적용되는 엔진오일, 냉각수, 펜벨트, 점화플러그, 필터 등 교체부품은 대부분 각사별로 전용 규격을 갖추고 있어 대체가 어려운데다, 담당 에이전트 철수로 부품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서비스를 받기까지 길게는 1달이 넘게 소요되는 불상사가 빚어지고 있다.

현재 미쯔비시와 산요 제품의 사후관리 서비스를 맡고 있는 유지보수업체 관계자는 “엔진오일과 냉각수는 대체가 가능하지만 펜벨트, 점화플러그와 같은 교체품은 일본에서 부품을 들여오지 않으면 안된다”며 “때문에 이미 국내에서 철수한 브랜드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를 맡으려는 A/S 전문업체들도 드물고 설사 서비스를 하고 있더라도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하는데 시일이 지체되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까지 국내에 GHP 실외기 6만5천여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그의 15.4%에 해당하는 약 1만대가 이들 철수 사업자들이 보급한 실외기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경기권은 그나마 GHP 유지보수업체들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A/S 공백이 일부 해소되고 있지만, 지방 사용자들의 경우 노후 GHP 수리 및 부품교체에 상당한 불편을 격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이들 3개 제조사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비도 부품 희소성이 커 추가 서비스 비용이 붙거나 각 업체별로 요구하는 서비스비 편차가 극심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에이전트가 철수한 일본산 GHP 실외기를 설치한 서울 소재의 한 고등학교 시설관리자는 “유지보수 업체들이 보통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비용의 유지보수 금액과 부품교체 비를 요구하더라”며 “결국 부품교체 시기를 넘겼거나 실외기 효율이 저하된 상태로 가동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업계 표준화를 통해 건축설계자 및 수요자들의 기피현상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보급 초기 가스히트펌프 실외기는 일본의 아이신, 산요, 미쯔비시, 얀마, 히타치 등 5개 제조사 제품을 국내 에이전트들이 수입, 판매했다. 지금은 얀마(삼천리ES), 아이신(삼성전자) 등 2개사의 제품만 수입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산 GHP를 보급하고 있는 LG전자는 ‘GHP SUPER’ 시리즈를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