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증권시장에서 흥미 있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주가의 경우이다. 6월 중순 현재 가스공사 주가 수준이 한국전력의 2배 수준이다.

지난 1년 여 동안 한전 주가가 거의 반 토막 날 동안 가스공사는 약 두 배가 되었다. 이러다가 대표 에너지공기업 지위가 바뀔지가 궁금하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영업 손실을 냈다. 매출증가에도 경영적자는 지속되는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발전비용이 싼 원전 가동이 줄고 비싼 가스, 신재생발전 등을 늘리면서 전력구입비가 높아졌다. 실제 한전의 발전원가는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2030년까지 신재생 전력을 전체의 20%로 상향 조정하고, 원전과 석탄화력 비중은 줄이는 정부계획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가스공사는 최근 들어 매출, 영업이익, 단기 순이익 등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금년 1분기 매출액은 13.6%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56.2%나 늘었다. 이에 주가수준은 사상 최고수준을 오르내린다. 여기에다 남북화해시대를 맞아 러시아 가스파이프라인 건설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가스공사 주가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란다.

그렇다면 가스공사의 주가전망은 진짜로 ‘장밋빛’ 일까? 남북화해와 같은 정치 외교적 요인이 공기업 주가를 지속적으로 상향조정할 수 있을까?

원론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개입이 당연시되는 에너지시장에서는 시장실패 뿐 아니라 정부실패의 위험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너지 공기업 주가는 시장에서 보수적 움직임을 보이는 경기방어주로 간주된다. 시장에서의 기업 가치평가도 급변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시장형 공기업으로서 가스공사의 경영개선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가스공사와 가스업계가 경영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이익창출구조를 마련한다면 지속적 시장가치 상향조정이 가능할 것이다. 국영독점기업의 혁신한계를 극복하면 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 답변은 지극히 원론적이다. 신중한 미래조망 아래서 이에 부합되는 경영혁신을 완수하면 된다. 그 구체적 추진방안 검토를 위해서는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금년도 ‘세계에너지전망’보고서에서 천연가스 경쟁력 확보조건이 도움이 될 것이다. IEA는 2011년 발표한 ‘가스 황금시대’(Golden Age of Gas)가 지금도 실현되지 않은 이유와 향후 실현조건에 대해 언급하였다.

우선 7년 전 가스 황금시대를 예견한 이유는 1)셰일가스 등 비전통적 가스자원 증산을 통한 가격하락과 공급안정성 제고 가능성과 2)지속가능한 청정 에너지정책의 시행, 특히 중국 등 신규시장의 확대와 원전 감축, 그리고 도로 수송부문에서 신규수요 창출가능성에 근거하였다. 그리고 아직 ‘가스 황금시대’가 오지 않은 것은 이러한 전제조건 실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사실 원전의 퇴보는 분명하지만 중국의 적극적 가스 활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리고 수송용 가스수요는 전기차에 밀려 거의 실현되지 않았다. 이 결과 2000∼2010년 기간 중 2.8% 증가한 세계 가스수요는 2011∼2016년 기간 중 1.4% 중가에 그쳤다. 당연히 가스가격이 하락하고 관련 산업의 활력은 떨어졌다.

특히 신재생 ‘붐’에 따라 가스 경쟁력은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그렇지만 전략의 혁신으로 산업부문 신규 가스수요개발은 가능할 것이다. 가스는 고열 부문에서 신재생보다 경쟁력이 있고, 가격경쟁력에서 석유를 압도하며, 환경보호 차원에서 석탄을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가스산업은 이러한 준비를 하고 있는가?  발전용 수요만을 바라보는 도매사업자, 가정용 영역독점 수요에만 집중하는 소매업계의 기득권을 버리고 과감한 혁신이 지금 필요하다. 그리고 남북화해 등 경영환경개선을 국리민복 창출에 우선 활용하는 대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우리도 ‘가스 황금시대’를 한 번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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