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폭염과 열대야를 에어컨에 의존하는 대증요법으로 해소될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더위를 날리는 사람보다 찜통더위와 미세먼지, 오존과 자외선에 노출되어 지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지금의 지구촌은 온실가스와 이상기온이라는 환경적 부조화에 시달리고 있다.

다행이도, 에어컨과 보일러가 발명되면서 사람들은 더위와 추위에 대응할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되었다. 이들 냉난방 장치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와 엘니뇨현상의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지구촌은 인위적인 기후변화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프레온 냉매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친환경 냉방기기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에어컨은 전력소모가 많아 여름철 피크전력의 주범으로 비친환경적 냉방장치이다. 이 문제는 LNG 냉열을 이용한 지역집단 냉방에너지 공급시스템 도입으로 일부 해결될 수 있다. 이 방식은 LNG가 기화될 때 발생하는 냉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LNG 생산기지를 갖춘 우리나라에서 상용화가 가능하다. 또한, LNG 냉열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하기 때문에 냉방용 원전이나 화력발전소 건설이 필요 없다.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원전의 위험성을 완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발표한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의하면, 2030년까지 석탄 발전량은 36.1%로 현재보다 9.2%, 그리고 원전은 23.9%로 6.4%나 각각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6.2%에서 20.0%로 무려 3.2배인 13.8%나 끌어올리겠다는 혁신안을 제시하였다.

반면에 LNG 발전량은 현재의 16.9%에서 18.8%로 1.1배인 1.9% 소폭 높이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것은 미세먼지와 온난화 현상,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환경적 요소보다 LNG의 가격만을 반영한 것으로 천연가스의 브리지 에너지 역할을 간과한 결과이다.

정부가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석탄 화력을 줄이겠다는 정책방향은 글로벌 트랜드에 부합되지만, 에너지 정책전환에 따른 요금인상의 딜레마에서 솔로몬 지혜가 필요하다. 하나의 방안은 재생에너지가 적정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추진하되, 그 갭을 발전용량 1위인 LNG설비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연가스는 원자력이나 석탄보다 안전성과 미세먼지, 그리고 재생에너지보다는 경제성에서 우수한 중간자적 요소를 갖춘 브리지 연료로 향후 10년간의 정책 전환기에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의 전기요금은 OECD의 주택용(161.7$/Mwh)과 산업용(101.4$/Mwh)의 평균단가보다 낮고, 특히 산업용은 경쟁국인 일본과 독일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러나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을 높이는 정책과 온실가스 감축 의무이행은 전기료 인상요인이지만, OECD 주요국에 비해 아직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2017년도의 에너지원별 설비용량 대비 발전량 비중을 나타낸 가동률로 비교하면, 설비 과잉투자 부문이 드러난다. 자료에 의하면, 원자력은 설비용량에서는 19.3%로 3위이지만 가동률은 156.9%로 1위이고, 발전량 비중이 45.3%로 가장 높은 석탄 발전 가동률은 143.3%로 2위, 신재생에너지는 9.7%로 가장 낮은 설비용량을 갖지만 63.9%로 3위를 각각 기록하였다. 

반면에 첨두 발전을 담당한 LNG는 1위의 설비용량 31.9%를 갖추고 있으나, 발전 가동률은 52.9%로 꼴찌를 기록하였다. 결국 원자력과 석탄 발전은 140% 이상의 높은 가동률로 낮은 요금체계를 유지하는데 기여하였으나, LNG는 과잉 설비투자로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신재생에너지는 온실가스 문제로 정책적 수혜를 받았지만, LNG는 석탄과 원전,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정책적 배려를 받지 못한 현실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정책대안을 업계 스스로가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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