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질소, 산소 등 산업용 고압가스의 공급대란이 여름휴가시즌을 넘기고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당초 공장가동률이 줄어드는 휴가시즌을 고비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으나 D사의 대전플랜트 가동중단 영향 등으로 인해 공급부족현상은 여전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정부에 건의한 이후 일부 산업용가스메이커가 휴지 중인 플랜트를 재가동함으로써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탱크로리를 보유한 충전소들이 포항까지 내려가 질소, 산소 등 고압가스를 받아오고 있으며, 일정부문 부족분을 채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수도권 소재 고압가스충전소의 한 영업담당자는 “고압가스 수급대란이 와도 대책이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매우 취약함을 보여주는 대목”라면서 “이러한 때에 고압가스연합회가 나서 정부에 건의, 일부나마 공급부족현상을 해소시킨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지방의 플랜트에서 추가적으로 출하되는 질소 및 산소의 제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운송비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항, 울산 등에서 받아 오는 산업용가스과 관련한 소매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충전사업자들의 설명이다.

고압가스충전소에서 질소공급부족으로 인해 요즘 가장 힘들게 일하는 직원은 탱크로리 운전자이다.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탱크로리 기사들은 무려 13시간 이상 운행해 울산이나 포항까지 다녀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탱크로리 기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처우개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소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가스공급현장에서 인상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한편 고압가스업계에서는 전국적으로 질소의 공급부족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가스공급대란과 함께 최근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시장의 환경이 크게 바뀌어 고압가스충전소들도 체질개선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물량이 남아돌아 경쟁에 취약했지만 앞으로 시장안정화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까지 있어 오히려 호기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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