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당시 국내 가스회사는 20㎫(200bar) 정도로 가스를 압축하려 했다. 그러나 국내 기술 미비로 프랑스, 독일 등에서 수입해 사용했고, 비용도 부르는 게 값이었다.

필자는 당시 이러한 모습을 보며 “높은 가격으로 구매함에도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는 유럽제조사들에 대해 우리는 물정 모르는 조선선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흥선 前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장이 “지금 당장 수소에너지가 부를 창출할 수 없으나 향후 수소에너지가 중심이 돼 환경오염이 없는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언급한 수소에너지의 무한한 잠재력을 언급한 사항처럼 현재 국내 수소산업 분야는 과거 대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이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수소산업이 꿈틀되기 시작했다.

우선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체계를 구축한 현대자동차는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의 수소전기차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는 그간 많은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개발의 결과물로써 우수한 수소전기차를 생산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한 것은 가히 반가운 일이고 축복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국내 수소충전소를 비롯한 인프라 관련 시장은 국내 기업이 담당·참여하는 부분이 너무 미미해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부분의 충전 설비 등은 전부 해외 선진제품에 의존하고 있고, 그나마 토목과 배관, 냉동기 등은 국내기업이 담당한다고 하지만 부가가치 및 일자리 창출에는 현재로선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그간 정부 R&D과제를 통해 압축기 등 다양한 수소충전인프라 관련 설비가 국내기술로 개발됐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기술개발에서만 끝날 뿐 개발된 제품이 관련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며, 또 국내 기업이 상용화까지 외로운 길을 걸어야 한다.

정부는 수소경제사회 실현을 위해 국내 수소산업의 국산화율을 향상시키겠다는 산업육성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그간 정부 R&D과제를 통해 개발된 우수한 기술력을 상용화까지 이끌어 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수소관련 산·학·연 관계자들의 협력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는 가히 국내 기술력의 경제성과 견고함을 다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해외 선진기술력과의 경쟁력 확보·강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특히 현 정부의 정책기조인 일자리창출에 부합한 과정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고정관념도 변화해야 한다. 25㎏/hr의 수소를 압축 저장해 시간당 수소전기차 5대를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의 수소충전소를 30억원(부지비용 제외)을 투자하라면 어느 누가 쉽게 뛰어들겠는가?

가격과 물량을 살펴볼 때 최소 250㎏/hr의 용량이 되어야 일반투자자들이 경제성 검토를 통한 수소충전사업에 참여를 고민해볼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국내 기술력 강화와 고정관념 변화 등이 이루어져야 해외 고가의 설비에 의존도가 높은 악순환을 끊고 국내 수소시장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수소경제사회로 진입하고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ESSE NON VIDERI’ 정신을 강조한다. 존재하나 드러내지 않는 정신으로 기초기술 즉, 국내 기술력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 관련 기술력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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