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유치원 비리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만연해 있는 기득권의 횡포라는 점이다. 더구나 공공성을 담보로 국민을 우롱했다는 점에서 공분이 사그라들기 어려워 보인다. 과연 개혁을 이뤄 낼 수 있을까?

기득권과 싸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들만의 리그가 있고, 나름 시스템을 갖춰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즉, 기득권과 싸우는 것은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기려고 하는 것과 같다.

저탄소경제는 바로 이런 기득권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저탄소경제를 견인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은 천연가스에 있다.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중 가장 탄소배출이 적고 수소경제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즉, 가스산업이 어떻게 성장하느냐에 따라 저탄소경제와 수소경제로의 길(path)이 결정된다.

가스산업은 수직·수평 확장성이 아주 훌륭한 산업이다. 즉, 함께 동반성장할 산업군이 풍성하다. 따라서 가스산업의 성장을 이끌 리더가 민-관, 경영-R&D개발, 적시적소에 잘 배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가스산업의 성장을 이끌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첫째, 뭐니뭐니해도 전문성이다. 가스산업이라는 작은 물결과 글로벌 트렌드라는 큰 파도를 잘 읽어야 순항할 수 있다. 그래야 조직을 보호할 수 있다. 기후정책과 유관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에너지복지’를 정착시켜 우군을 많이 만들 수 있다. 통찰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멀리 보기만 하고 실천할 세부과제를 정밀하게 만들지 못하면 투자자와 고객관리에 실패한다.

둘째, 할 수 없는 일은 과감히 쳐 주는 결단력과 책임감이다. 화초를 키우다 보면 잎사귀가 듬성듬성하게 위로만 웃자란 나무가 있다. 이런 나무는 나무 줄기가 가늘어 옆 화분에서 날라 온 진드기에도 그냥 죽어버리고 만다. 튼튼한 뿌리와 줄기를 가지려면 가지치기를 시의적절하게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 과감한 결단력과 판단력이다. 지지부진한 사업을 끌어안고 결정을 내려주지 않으면 조직은 리더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된다. 수건돌리기 하듯 경영을 하는 리더는 조직에서 환영을 받지 못한다. 책임감 있는 리더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소홀하지 않는 이유이다.

셋째, 가스개발의 작은 성공신화를 많이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안보를 위해 가스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을 통해 시스템을 만들어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치적 논리에 좌지우지되어 유약하고 즉흥적인 사업개발로 실패 본 사례가 적지않지 않은가? 자원개발은 상류, 중류, 하류 다양한 옵션이 있다. 상류에만 집중된 자원개발은 실패 시 챙겨올 자산이 없다. 중류는 플랜트라도 건질 수 있는 반면 상류는 쓰던 장비밖에 남는 게 없다. 즉, 자원개발 패키지를 세밀하게 풍성하게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자원개발이 성공할 수 있구나 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또 다른 사업개발을 위한 도전정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리더 스스로 엑스맨인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 리더 스스로 도망갈 구실과 안 되는 핑계를 수만 가지 둘러대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이것이 조직사회에 만연하게 되면 다시는 일어서기 힘들어진다.

미-중 관계 악화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에너지외교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또한 동북아 에너지허브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이 아주 공격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스-해운-조선산업 간 갈등은 우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산업경쟁력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해운과 조선을 살리기 위해 가스산업이 일방적으로 희생을 감수한다거나 가스산업이 해운과 조선의 시장구조를 왜곡시켜도 안 될 것이다.

동반성장을 위해 위의 덕목을 갖춘 리더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시너지가 발휘될 때 저탄소경제의 미래가치는 우리의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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