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체헬륨을 충전, 공급할 수 있는 튜브 트레일러. ISO컨테이너로 수입해온 액체헬륨을 기화시켜 고압으로 튜브트레일러에 충전, 공급하기도 한다.

 

7월부터 수입량 감소 뚜렷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듯

2012년 수급대란 재연 조짐
헬륨가격 30~50%씩 인상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요즘 국내 고압가스업계에는 지난 2012년에 있었던 헬륨 공급부족의 악몽이 다시 엄습해 오고 있다. 이로 인해 헬륨 공급차질을 우려하는 고압가스사업자들은 물론 반도체, 의료, 용접 등 헬륨을 사용하는 분야의 사업자들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부터 미국 국토관리청(BLM)이 시장에 내놓는 헬륨 즉, 정제하지 않은 헬륨(Crude Helium)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엑손 등 일부 헬륨공급처들이 예상치 못한 오버홀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올해 상업생산을 기대했던 카타르III 등의 개발 지연도 수급 불안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와 중국 등 반도체시장에서 헬륨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도 공급 부족을 일으키는 적지 않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헬륨의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는 평택, 이천, 청주 등이며, 최근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점도 헬륨수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

헬륨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에어프로덕츠코리아, 프렉스에어코리아, 대성산업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 대덕가스, KCTNS, 린데코리아, MS가스, 선도산업 등의 업체들이 수입하는 헬륨을 ISO컨테이너로 환산할 경우 연간 450여대 분으로 추정된다”면서 “각 사마다 수급상황이 다르지만 예정되었던 수입일정이 지연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7월부터 수급불안현상이 나타났고, 일부 업체는 올해 예정수입량 가운데 2~6대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도 “지난 2012년과 같이 수급대란을 빚었던 때에는 8~10만원에 거래되던 내용적 47ℓ 규모의 고압용기에 충전된 기체헬륨(6N)의 소매가격이 무려 25~3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면서 “제품의 포장단위에 따라 다르지만 벌써 몇몇 헬륨수입사들이 30~50% 정도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입찰을 통해 헬륨 공급계약을 맺었던 몇몇 고압가스공급업체들은 갑자기 헬륨가격이 올라 오히려 손실을 보면서 공급하게 됐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고압가스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헬륨시장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항상 예상치 못한 공급불안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특수성을 감안해 입찰을 통한 연간계약이라 하더라도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을 변동시켜 공급할 수 있도록 유연성 있는 계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헬륨 영업담당자는 “올해 초 카타르Ⅰ LNG생산설비에 문제, 카타르Ⅱ 정기점검으로 헬륨이 정상적으로 생산·출하되지 못한 것이 미국의 소스 문제와 맞물려 누적되면서 사태가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11~12월에도 정비계획이 있어 정상 출하량에 비해 15~17%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알제리도 올해 6주의 장기 정기점검과 이후 설비문제로 정상적인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2개의 플랜트 중 1개 가동 중단, 나머지 1개 또한 가동률 50% 이하”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헬륨의 반도체 비중이 높아 전체시장의 65~70% 차지를 하고 있어 의료, 용접 등의 분야에서 더욱 부족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특히 동남아 및 태평양 해상에서 발생된 태풍으로 인해 수입일정이 지속적으로 지연돼 국내 고객사에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한 점도 사태를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글로벌 헬륨메이커들의 수입량이 제한적이어서 연말부터는 더욱 큰 폭의 가격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도 헬륨의 가치는 황금보다 더 높았다. 내용적 7ℓ 규모의 고압용기에 충전된 헬륨(6N)이 금 3.75g(1돈)보다 훨씬 비쌌다. 벌써부터 일부 고압가스사업자들은 헬륨용기를 대량으로 구입하거나 질소 등의 용기를 헬륨으로 용도변경해 각인하는 등 헬륨용기를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고압용기를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헬륨 부족으로 충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헬륨은 ISO 컨테이너, 튜브 트레일러, 듀와(Dewar), 고압용기 등을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대체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2022년 러시아 가스프롬이 생산하기 전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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