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주병국 기자] 지진에 대한 도시가스 공급시설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12일부터 정압기 노출배관에 대해서는 지지대를 의무 설치토록 관련기준이 강화됐다.

또 노출배관 지지물을 고정할 때는 반드시 성능인증을 받은 앵커볼트로 지지구조물과 기초를 고정하도록 해 지진 발생시 2차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 9월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은 지진 대비 방안 중 하나로 정압기 노출배관 등의 고정지지에 대해 구조 검토를 실시한바 현행 정압기 노출배관에 대해서는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관련업계와 협의를 통해 ‘일반도시가스사업 정압기 노출배관 고정·지지’ 기준을 개정했다.

앞으로 정압기 관련 고정 및 지지대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대상은 도시가스 공급시설물인 지구정압기와 지역정압기의 노출 배관이며, 고정할 때는 정압기(실) 지지구조물과 콘크리트 기초를 성능인정을 받은 앵커볼트로 고정해야 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정압기(실) 노출배관의 내진성능 확보를 위해 고정·지지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히고, 관련 기준 개정은 기술기준위원회를 10월 통과하고, 이달 12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승인 공고됐다.

이번에 개정된 일반도시가스사업법 정압기(실) 노출배관 관련 기준은 KGS코드(FS552)로 산업부가 기준 개정을 승인할 경우 곧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34개 도시가스사의 정압기(실)은 지구 및 지역을 모두 합쳐 3431개소(지구 124, 지역 3307)이며, 이중 지상 미고정 정압기는 380개소, 지하 미고정은 정압기는 393개소로, 총 773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전국 34개 도시가스사들은 당장 12월부터 정압기(실) 노출배관에 대해는 내진성능을 만족하도록 고정·지지하도록 개선작업에 나서야 한다. 또 지지구조물과 콘크리트 기초를 앵커볼트 등으로 고정해야 하며, 이때 앵커볼트는 반드시 성능인정을 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정압기를 받치는 콘크리트와 프레임 간에는 사각판 또는 원형판의 지지대를 활용하고, 여기에 앵커볼트를 4개 이상 고정해야만 코드개정 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

도시가스업계는 이번 정압기(실) 노출배관 관련 기준 개정이 공급시설물 중 하나인 정압기(실)의 내진성능 확보와 안전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공감을 하나 앵커볼트의 경우 성능인증을 받은 제품만 사용토록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성능인증 앵커볼트의 경우 현재 국내 승인 기준도 없는 상태에서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유럽기술 승인(ETA)와 미국 기술승인(ICC-ES)의 품질 인증을 준수토록 한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하고, 제조업체 역시 당장 내달부터 KGS코드 개정을 따르기 위해서 해외로부터 제품 수입을 통해 시설개선에 나서는 것 또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도시가스사 관계자는 “정압기(실)은 내진설계가 갖춰진 곳으로 안전상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출배관을 고정 및 지지토록 하는 것은 이중규제이다”며 “내진설계가 된 상태에서 혹시라도 모를 지진에 대한 대비차원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지진에 따른 지반 침하가 발생할 경우 노출배관의 뒤틀림 현상으로 오히려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볼트제조업체 관계자는 “해외로부터 성능인증을 받은 앵커볼트의 제품이 내구성과 안전상에 더 우수할 수 있지만 국내 승인 기준도 없는 상황에서 공사가 무조건 성능인증을 받은 앵커볼트를 사용토록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내 업체가 생산, 공급하는 앵커볼트의 경우도 건설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 무거운 하중까지 받치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안전공사 지진안전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지진 대비 정압기(실) 내부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적 대처 방안이다. 지지·고정을 하지 않을 경우 사업장별로 내진설계 및 진단을 다시 받아야 하는 문제를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성능인증을 받은 앵커볼트의 경우 일반 앵커볼트에 비해 다소 비용이 비싸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며 “공사에서 자체적으로 내진 시뮬레이션을 해본 봐 인발력이 발생하는 만큼 이에 저항력을 갖춘 제품이 필요하며, 성능인증을 받은 앵커볼트로 노출배관을 고정하는 것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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