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연탄을 주(主) 연료로 사용하던 70년대에는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입동이 지난 요즘과 같이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거의 매일 같이 변을 당했다. 연탄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CO)에 중독돼 소리없이 죽는 끔직한 사고다.

부엌에 연탄 화독을 묻어 구들을 데우는 구조는 연탄가스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지 못하는 가난한 시절인지라 연일 라디오뉴스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연탄가스중독사고는 도시가스나 LPG 등 가스연료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아직도 가스보일러 배기연통의 노후화 및 부실점검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사고는 독성가스인 일산화탄소가 밀폐된 공간에 스며들어 죽음에 이르게 하지만 호흡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하게 돼 결국 산소결핍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다.

문제는 연탄 난방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줄어든 대신 연탄을 이용해 자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연탄보다 산업용가스로 쓰이는 질소를 이용해 자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예방책이 하루속히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쇄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본지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가 날아들었다. 경기남부지역에 거주한다는 Y씨는 자신을 ‘지난 8월 하나뿐인 아들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실의에 빠진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그는 “가스신문의 독자이기도 한 전국의 고압가스판매사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면서 “자살하려는 등의 의심이 가는 사람으로부터 질소를 구입하겠다는 문의가 들어올 때 신분이나 사용처가 확실하지 않다면 판매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하고, 본지에도 질소 등의 가스를 이용해 자살하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계도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이어 그는 “아직도 자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젊은이들이 많다”면서 “외국에서 운용하는 자살사이트를 경찰에 신고해도 ‘국제법 상 막을 수 없는 실정’이라는 말만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아마도 일부 가스판매사업자들이 이러한 내용을 접해보지 못해 질소를 판매하는 것 같다”면서 “계도 및 홍보를 주기적으로 해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해왔다.

내용적 47ℓ 규모의 고압용기는 무겁고 자동차 등에 싣기 어려우므로 대부분 10ℓ 안팎의 소형고압용기에 충전된 질소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내용의 기사는 자살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정보가 되는 등 역작용이 될 수 있으므로 매우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어렵고 힘든 이웃을 살피면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등 자살을 예방하는 각계각층의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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