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윤인상 기자] 반도체나 광섬유 생산에 빠뜨릴 수 없는 헬륨. 일본 최대기업인 이와타니산업은 2019년 1월부터 판매가격의 25% 인상 교섭에 들어간다.

2위의 다이요닛산도 올해 연말을  목표로 25~30%의 인상을 타진한다. 세계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공급이 줄어드는 반면 반도체 국산화에 주력하는 중국에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등의생산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헬륨가스는 천연가스를 채굴할 때 부산물로 얻을 수 있다. 반도체의 원료가 되는 실리콘 웨이퍼에회로를 형성하거나 광섬유를 생산할 때 가스로 사용하는 외에 액체로 자기공명화상장치(MRI)에도 사용한다.

헬륨을 생산할 수 있는 가스전은 6개국에 불과하다. 세계 생산량 1억6000만 ㎥가운데 최대의 생산지는 미국으로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2위는 30%의 카타르다. 일본 기업은 해외의 헬륨개발 프로젝트에 참가하거나 수입으로 의존하고 있다.

생산국이 한정되기 때문에 헬륨은 국제 정세의 영향을 받기 쉽다. 이와타니산업은 지난해 10월 이후 카타르와 아랍 여러 나라와의 국교 단절에 따라 공급이 정체한 여파로 수급이 압박 받아 10~15%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인상폭은 당시보다 훨씬 크다. 에어워터나 일본 에어리퀴드 등도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그 배경은 미국의 플랜트 트러블에 의한 생산조정이다. 와이오밍주에 있는 미국 최대 규모의플랜트는 10월 중순까지 액화설비 문제로 가동률이 저하되고 있었다.

헬륨생산을 주관하는 미국 토지관리국(BLM)이 로켓발사에 헬륨을 사용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우선해 민간공급이 정체된 점도 있다.

수요면에서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 메모리 등의 반도체 증산이 주된 요인이다. 사용량은 연간 두 자리수의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마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 의한 제재관세 보복으로 중국 정부는 미국산 헬륨에 붙이는 관세를 5.5%에서 10.5%로 올렸다. 중국은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여지지만, 향후카타르로 조달처가 쏠리면, 세계의 수급밸런스가 무너질 위험도 있다.

2012~2013년경에 플랜트의 정기수리가 잇따라 헬륨이 부족했을 때는 디즈니랜드에서 풍선이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번 부족은 당시보다 심각하다고 보여져 반도체나 광섬유 생산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수요증가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회로형성과 세척 등에 사용하는 불소계 가스도 오르고 있다. 일본의 쇼와전공은 2017년 여름 이후, 불소계 가스제품의 주력품을 kg당 500엔(10~25%) 인상했다.

반도체 회로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달 때 사용하는 포토마스크도 품귀상태다. 지금까지는 양산효과로 매년 몇 %씩 하락해 왔다. 수요자가 가격보다 물량을 우선 확보하게 돼 가격하락이 멈췄다. 통상보다 30% 정도 높은가격으로 조달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헬륨의 사용을 억제하는 기기를 개발하는 움직임도 나오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의 필립스는 올 가을 헬륨의 사용량을 종래기의 0.5% 이하로 억제한 MRI를 구미에 출시했다. 다른 의료기기 대기업에서도 연구·개발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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