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기술원은 제품검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검사과정을 공개하는 ‘국민참여 공개검사’ 제도를 도입했다.

 

[가스신문=이경인 기자] 지난해 공공기관들의 연이은 채용비리 보도와 부실 검사 의혹으로 신뢰도가 추락한바 있다. 이에, 올 초 공공기관별로 외부 인력의 참여를 늘리고 공개시험 확대를 통해 떨어진 신뢰도를 높이는 활동이 한창이다. 

실제,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승진과 채용을 담당하는 인사위원회의 과반수를 외부 전문가에게 개방하는가 하면, 시험과정 전체에 대해 공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한 조직과 인사, 업무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고 대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하기 위해 시민과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포함된 시민참여혁신단 활동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신뢰도 향상을 위한 공공기관별 추진활동과 현황을 살펴보았다.

 

인사위원회 과반이 외부 전문가 

지난해 채용비리로 사장이 구속되고 관련 직원이 해임되는 등 홍역을 앓았던 한국가스안전공사는 김형근 사장 취임 이후, 채용비리 근절과 관련해 인사위원회 개혁이라는 카드를 선보였다.

가스안전공사는 인사위원회 개편을 통해 전체 7명인 인사위원회 중 4명을 변호사와 시민단체 관계자로 구성, 외부 인력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사실상, 내부 청탁이나 안면으로 인한 승진과 채용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이다.

새로운 인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가스안전공사는 채용비리와 연계되거나 의혹이 있는 직원에 대해 강력한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벌금형이 부과됐던 직원 5명에 대해 해임조치를 내리고 청탁을 통해 채용이 밝혀진 직원에 대해서도 해임판정을 내렸다. 또한 이와 관련해 일부라도 연계성이 있는 직원에 대해서도 정직과 감봉 등 강도 높은 인사조치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내외부적으로는 징계수준이 예전에 비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조치와 관련해서 인사위원회 소속 외부 전문가가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으며 대부분 수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덕분에 인사와 채용에 대한 외부의 불신감은 일부나마 해소됐다는 평가이다.

 

대국민 참여 통해 혁신활동 강화

올해 공공기관별로 대국민 참여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많았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경영혁신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에는 외부전문가를, 여기에 별도의 시민참여혁신단도 신설했다.

소방기술원에 따르면, 이번 경영혁신추진위원회는 조직의 효율성 향상과 소방산업 혁신동력화 등 소방기술원의 혁신방안 도출을 담당하며 이를 위해 내부는 물론 외부 전문가와 시민대표를 위원으로 선정했다.

시민참여혁신단은 소방기술원 사업관련 외부전문가와 시민, 외부 고객 등 13명으로 구성되며 외부인력은 인력풀 범위 내에서 사안에 따라 선정·운영된다.

이와함께 소방기술원은 소방관련 주요업무에 대해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방침으로 홈페이지에 국민 소통 플랫폼인 ‘KFI 소통 1번가’(가칭) 기능을 운영할 예정이다.

일반 국민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민참여혁신단 활동은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도입·운영되고 있다.

석유제품 품질검사와 유통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석유관리원도 지난 8월 기관의 혁신과제를 발굴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시민참여혁신단’을 출범시켰다.

석유관리원의 시민참여혁신단은 시민사회단체, 학계, 유관기관 및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위원 7명과 내부위원 5명으로 구성됐으며 출범직후 혁신토론회를 통해 ‘공공성 강화’, ‘경제패러다임 전환 선도’, ‘국민 신뢰 회복’이라는 3대 기본방향에 따라 선정한 석유관리원 7대 혁신과제의 추진계획을 검토하고 혁신과제별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석유관리원 손주석 이사장은 “사회적 가치 추구는 관리원의 최우선 과제”라며 “기관 주요사업과 연계된 혁신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변화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출범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안전보건공단도 공공혁신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시민참여혁신단을 구성,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지난 6월 안전보건공단 대회의실에서는 시민단체와 학생, 회사원, 전문기관 등 사회각층을 대변하는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참여혁신단 발대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이번 시민참여혁신단은 공공혁신과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해 혁신계획의 수립과 운영 전반에 시민 의견을 반영하여 국민 중심의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고자 출범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시민참여혁신단을 통해 고유업무의 공공성 제고방안을 비롯, 일자리 중심경제 선도, 국민 참여와 협력 확대 등 총 7개의 실행과제를 설정하고 혁신에 나선다.

이와함께, 안전보건공단은 시민단체, 언론사, 직능단체 등이 참여한 시민안전 네트워크를 구성해 외국인 노동자 안전보건 역량 강화, 배달업종 안전문화 확산 등 산업현장 취약계층 안전 확보에 많은 노력을 펼쳐, 지난 7월 ’17년도 공공기관 혁신평가 시상식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안전보건공단 박두용 이사장은 “이번 발대식을 시작으로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사회적가치 창출에 시민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시민과 사회와 동반성장하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방용품 검사과정 공개 불신 해소

검사공공기관의 특성상, 검사에 대한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 입장에서는 검사결과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사결과에 대한 공정성이 매번 되풀이 되고 있다. 이에, 소방산업기술원은 소방용품 검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국민참여 공개검사’ 제도를 도입해 눈길을 끈다.

국민참여 공개검사는 소방용품 검사업무의 진행과정에 일반시민, 소방관계자 및 학생 등 국민을 참여시켜 소방제품 검사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검사업무의 투명성과 개방성 및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분기별 1~2회 가량 시행되고 있다.

처음 시행된 공개검사에서는 방염인테리어필름(불이 났을 때 불의 확산 속도를 늦추는 성능을 가진 제품)에 대한 성능검사의 일체를 공개하고, 제조업체의 협조를 얻어 생산과 품질관리, 포장 및 출고과정까지 모든 제조공정을 국민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했으며, 품질안전 및 방염성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져 참여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소방기술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방용품의 안전성 및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참여 공개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검사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소방기술원은 지난달 소화기류에 대한 국민참여 공개검사 참가업체를 모집하는 등 적용대상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적용대상은 최근 1년 이내 제품검사를 실시한 제조업체로 검사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대국민 참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공기관별(좌:석유관리원, 우:안전보건공단)로 시민참여혁신단 활동이 붐을 이루고 있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