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바이오메탄에서 수소 제조

수증기 CO₂개질 등 4가지 방식 원료 따라 적용 차이
도시가스배관 활용 및 바이오가스 생산처에서 수소 생산·공급

 

 

현재 발전 및 수송 등 산업 전반적으로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 공급을 위해서 석탄, 석유등의 탄화수소(탄소와 수소의 화학적 결합물)를 연소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 뿐 아니라 질소산화물 및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다량 발생하게 된다.

정부계획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발생 비중이 높은 발전·수송부분에서의 석탄, 석유 등 탄화수소 사용을 지양하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수소는 지구상 현존하는 가장 가벼운 원소로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여 물을 생성하면서 전기와 열에너지를 생산한다. 이 때 수소를 산소와 반응 시키는 방법은 크게 열화학적인 방법과 전기화학적인 방법이 있다. 열화학적 방법은 흔히 연소라고 불린다. 이 경우 물이 생성되면서 열에너지가 발생되며 전기화학적인 방법은 흔히 연료전지라고 불리는데, 이 경우는 물이 생성되면서 전기에너지가 발생된다.

이 같이 수소는 산소와 반응하여 에너지를 생산하지만, 물만 배출하고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이 전혀 없는 궁극적인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공기 중에는 수소의 함량이 극히 작기 때문에 다른 화합물에서 수소를 분리 및 정제하여 저장 후 사용해야 된다.

 

LPG 등 탄화수소 개질

탄화수소는 크게는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와 액화상태인 액화석유가스(LPG) 그리고 액체인 휘발유, 경유가 있다. 더 넓게는 산소계 탄화수소인 메탄올과 에탄올, DME(Di-Methyl Ether)등도 포함될 수 있다. 이런 탄화수소는 개질(Reforming)이라는 과정을 거쳐 수소로 전환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도 수전해 등 다른 수소 제조 방법보다도 수소를 대량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탄화수소 중 메탄은 탄화수소 가운데서 가장 가벼우며, 천연가스의 대부분을 이루는 성분일 뿐 아니라 쓰레기매립지, 생활하수 및 축산 폐기물 등 바이오매스 발효에 의해 생성되는 바이오가스의 약 60% 정도를 차지하는 성분이다. 이를 정제하게 되면 95% 이상의 메탄으로 구성된 바이오메탄을 얻을 수 있다. 이 메탄은 탄소 분자 1개와 수소 분자 2개가 결합된 형태를 가지며, 메탄을 개질할 경우 비교적 적은양의 이산화탄소 배출로도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메탄을 개질하는 방식은 크게 수증기를 사용하는 방법, 산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구분될 수 있다. 전자는 수증기개질이며 메탄을 비교적 고온(600~800℃)에서 수증기와 반응시킨다. 후자는 부분산화라고 하며 공기에서 산소를 분리 후 이를 약 400~500℃ 정도에서 메탄과 반응시킨다. 수증기개질 및 부분산화에 의해서 메탄은 수소와 일산화탄소의 혼합가스인 합성가스로 전환되며, 이 중 일산화탄소에 다시 수증기를 가해 일산화탄소를 다시 수소를 전환하는 수성전환반응이 진행돼 부가적인 수소와 약간의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최종적으로 생성된 가스는 분리 및 정제하여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현재 메탄 개질은 대부분 수증기개질 방식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오랫동안 화학공업에서 중요한 메탄올 및 암모니아 합성 시 필요한 기초 원료인 합성가스를 메탄 즉 천연가스 개질로부터 생산해 왔고, 이 때문에 이에 대한 공정 개발 및 개선이 오랜 동안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 [그림 1] 메탄올 합성용 천연가스 개질기 설치 사진 (오만, Salalah)

그러나 수증기개질을 위해서는 고온의 온도가 필요하여 이는 곧 에너지 소모가 많다는 의미로 또한 처음 시작 시점부터 수소가 생산되는 시점까지 초기 가동시간이 많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공정 최적화 또한 필요하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표] 탄화수소(메탄)의 개질 방식 비교

 

개질통한 현지 생산·공급방식 중요

앞서 언급했다시피, 탄화수소 특히 천연가스의 개질 및 개질기 설계 기술은 정유 및 화학산업에 필요한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오랫동안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공정 개발 및 최적화가 진행됐다.

그러다보니 국내의 정유사 및 정밀화학사의 경우 수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개질기 설계·제작을 자체 기술 개발 혹은 국내 연구기관과의 협업 보다는 해외 기술을 도입하여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수소 생산의 대부분은 화학공정 등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인데 이 부생수소는 대부분 회수하여 공정에 재사용되며, 극히 일부만이 파이프라인이나 튜브트레일러에 20㎫(200bar) 정도 압축돼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수소는 단위 부피당 무게가 가장 가벼운 기체이기 때문에 튜브트레일러 1개의 모듈로는 약 200㎏의 수소의 저장·운송만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부생수소가 생산되고 있는 지역(울산, 여수, 서산(대산))외에는 운송료 부담으로 인해 실제 수소판매가격이 비싸지게 된다. 이 점 때문에 수소를 필요로 하는 산업은 대부분 부생수소가 나오는 울산 등 화학단지에 위치해, 필요한 수소를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받아 사용한다. 그러나 이외 지역에서는 튜브트레일러를 통해서 수소를 공급받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운송료 부담이 큰 편이다.

이런 수소사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시가스 배관이 연결된 곳 혹은 바이오가스가 생산되는 곳에 소규모의 개질기를 설치하여 현지에서 직접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온사이트 수소생산 방식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목적을 위해서 시간당 약 100~ 300N㎥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개질기 설계·제작이 필요하며, 전통적인 개질기 설계와 비교해서 그 설치 공간이 제한적이므로 개질기, 수소정제장치 등을 하나로 패키지화하는 특별한 설계·제작 기술이 요구된다.

현재 현지생산형 개질기술 및 개질기는 주로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개발돼 실증 운전 중이다. 일본의 경우 오사카가스에서 ‘Hyserve’라는 상표명으로 시간 당 30·100·300N㎥ 생산이 가능한 천연가스 개질기를 개발해 상용화 했다. 또 미쓰비시 화공기계(MKK)에서도 ‘Hygeia’라는 상표명으로 시간 당 50·100·200N㎥ 생산이 가능한 천연가스 개질기를 내놓고 있다.

▲ [그림 2] Osaka Gas Hyserve-300 사진 (일본 북오사카 수소충전소 내 설치)

국내는 서울 상암동 노을공원 주변에서 발생하는 매립지가스를 정제하여 바이오메탄을 생산 후 이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저장 후 수소차에 공급하는 상암 수소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상암 수소충전소에서 바이오메탄 개질에 사용되는 개질기는 SK energy에서 설계한 것으로 시간 당 30N㎥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 [그림 3] 서울 상암 수소충전소 전경

가스공사 가스연구원에서는 30N㎥/h의 수소생산이 가능한 개질기를 설계·제작해 인천 송도 인수기지 내에 수소 및 HCNG(수소와 천연가스를 혼합 후 압축한 가스) 충전소를 설치하여 실증운전을 수행하고 있다.

또 제이엔케이히터㈜에서는 국가 R&D과제의 지원으로 시간 당 300N㎥의 수소생산이 가능한 개질기 설계 및 제작 완료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설치하여 실증운전을 수행한 바 있다.

▲ [그림 4] 300 N㎥/h급 천연가스 개질기 운전사진

또한 ‘HIIS’라는 상표명으로 시간 당 120N㎥ 의 수소 생산이 가능한 천연가스 개질기를 자체기술로 설계 및 제작 완료하여 충남 당진공장 내에서 성능시험 중이며, 이를 올해 4월까지 천연가스 개질 방식의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국내 최초로 상용운전 할 계획이다. 또한 240N㎥/h의 수소생산이 가능한 개질기의 설계·제작이 진행 중이며, 오는 6월에 최근 경남 창원 성주동 수소충전소에 설치하여 실증 운영할 계획이다.

▲ JNK히터 천연가스 개질 수소제조장치 HIIS-250 모식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환경·경제적 측면에서 수소경제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소경제의 실현을 위해선 수소의 안정적인 생산 및 공급이 선행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탄소 없는 수소 에너지의 순환이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탄소 없는 수소에너지의 생산은 경제성 논리에 발이 잡혀있어, 수소경제가 본격 진행되기 위한 과도기적 시점에서는 소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지녔지만, 천연가스 혹은 정제 바이오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해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이와 병행해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생산 방식 등 수소에너지를 청정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방안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 실증과정 등이 필수로 병행돼야 할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하여 향후에 수소가 에너지원으로 보편적으로 쓰이는 수소경제시대를 보다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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