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뜬금없는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10년쯤 후에는 지금 말하는 가스 자원이 이해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자원이 없는 나라라 70년대에 1,2차 오일쇼크로 온갖 설움을 다 겪어보고 해외수출로 버는 돈의 30%씩이나 계속 뭉텅뭉텅 지불해야 하고 노자 돈도 떨어져 가는 마당에, 땅 파지 않고도 가스 자원이 생긴다니 무슨 봉이 김선달 같은 얘기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재에 밝은 이웃들은 차곡차곡 이런 기회의 장에 선투자를 하고 있다. 아마 여유가 있으니 선투자도 하리라. 여유가 없이 쪼들리는 살림은 그래서 계속 없이 살게 되고 공평성만 주장하는지도 모르겠다. 기회의 장이 확실하면 우리도 빨리 숟가락이라도 얹어야 하는 게 아닌지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요즘 부상하고 있는 Power-to-Gas(PtG 또는 P2G)와 합성가스(Syngas) 얘기다.

지하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방식이 아닌 원하는 가스 에너지원을 인간이 기술로 변환 합성해서 사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비활용 전기로 수소나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쓰레기/바이오매스에서 합성가스(일산화탄소와 수소가 주성분)를 생산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에너지는 더 이상 자원이 아니라 기술로 정의되는 기술기반(technology-based) 가스자원 확보가능 시대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한국 같은 에너지자원 빈국에는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런 기술이 개발되고 저렴해져서 굳이 내 돈을 들이지 않고도 싸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사적 이윤추구가 절제된 꿈같은 사회가 도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기반 가스자원 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유럽연합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20년에 35%, 2050년까지 80%를 달성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수준을 1990년 대비 2050년까지 8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활용 전기의 저장 활용 방안으로서 PtG가 부상하고 있다. 불규칙한 풍력, 태양광 전기를 가스(수소, 합성천연가스)나 청정연료유(디젤유 등) 형태로 변환시켜 에너지저장장치(ESS) 형태의 전기저장 방식을 보완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크게 보면, 기후변환 대응 차원의 CO₂ 포집과 전기분해 수소를 결합시킨 합성천연가스나 청정연료유 생산도 상업적으로 가능해지는 시기가 곧 올 수도 있다. 캐나다 Carbon Engineering사의 Air-to-Fuel 사업이 대표적 사례이다.

아직 확실한 상용 규모의 기술은 정립이 안 된 상태로 아직은 한국이 도전한다면 기회는 존재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물전기분해 기술, 친환경/고효율 합성가스 생산기술, 가스 변환·합성기술이다. 특히 가스 변환·합성기술은 PtG와 합성가스 분야에 공통으로 중요한 핵심기술이다. 

한국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높이기 위해 48.7 GW 규모의 설비를 확충한다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2017/12/20)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20%인 사회를 구현하려면 비활용 전기의 효율적 사용은 필수적이다. ESS 등 최근 선호되는 단기저장 방식에 대비해서 PtG는 가스(수소, 천연가스)형태로 변환하여 기존 가스인프라 사용을 통해서 장기저장 활용하는 개념으로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 PtG 개념연구 시작단계로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1단계 사업을 시작하려 하고 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각 부처에서도 기술개발 기획 중에 있다. 먼저 출발한 유럽연합 팀들에 비해 늦게 출발했고 갈 길은 멀지만, 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없는 한국 입장에서는 과감히 도전할 가치가 충분하다. 2019년초에 산업부 기술개발 사업으로 시작이 예정된 PtG 분야에 경쟁을 통해 선정될 팀들의 분투를 빈다. 더불어 계속 홀대를 받고 있는 합성가스 분야도 볕들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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