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정두현 기자] 서울시가 최근 가정용 콘덴싱보일러 교체지원 사업에 책정된 예산의 절반을 산업용보일러 설치지원 예산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콘덴싱 보급지원 정책 의지를 적극 피력해왔던 서울시의 변심은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는 2020년까지 서울시 내 ‘콘덴싱보일러 25만대 보급’을 목표로 6개 보일러제조사, 카드사와 보일러 구매비 할인·할부 지원을 골자로 업무협약을 맺는 등 미세먼지 배출 저감을 위한 가정용 난방시설 개선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쳐왔다.

아울러 시는 서울 내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 중에서 사용기간이 10년 이상 된 노후 일반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 18만여 세대를 우선 보급대상으로 정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친환경보일러 교체를 집중 홍보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가 무색하게도 서울시는 올 들어 갑자기 가정용 지원예산 20억원 중 10억원을 산업용에 배정하며 노선을 바꿨다. 많게는 t(톤) 단위의 용량을 지닌 중대형 산업용보일러가 가정용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월등히 많고, 시설개선에 따른 사업 실적도 그 만큼 가시적으로 증폭될 것이라는 서울시의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서울시는 가정용 보일러 교체보조 사업은 당해 예산이 소진되면 교체수요가 이듬해로 이월되는 등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미세먼지 최다배출원이 난방 부문(39%)에서 발생하는 만큼, 서울시에 깔린 노후보일러 132만여대에 대한 친환경화 작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행정은 ‘사업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서울시의 정책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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