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이경인 기자] 지난 12월 강원도 강릉시 펜션에서 발생한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를 계기로 부실시공과 무자격시공이 만연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개선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에 정부도 숙박업소와 가정용 가스보일러를 대상으로 부실·무자격시공 여부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번 가스보일러 전수조사를 통해 나타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연재순서>
① 잘못 설치하고 관리도 부실
② 非전문가 점검, 문제 없나
③ 노후 보일러 방치 등 개선 시급
 

▲ 가스보일러 흡기구가 이탈돼 있고, 배기구 연결부위도 허술하게 되어 있다.

시공표지판 없고, 배기통 부실연결 발견

이달까지 숙박업소, 가스보일러 전수점검
부적합시설은 속히 개선, 미개선 시 지자체 통보

이달부터 농어촌민박시설 2만6천개소를 비롯해 숙박업소 8076개소, 가정용 가스보일러 사용시설 523만7천개소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안전점검이 실시된다.

우선, 이달까지 숙박업소, 가정용 LPG·도시가스 보일러 사용세대를 대상으로 점검이 실시되고, 3월까지 농어촌민박시설에 대한 점검이 진행된다.

이번 안전점검에 대해 한국가스안전공사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CO중독사고가 강릉사고와 유사하게 배기통 이탈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배기통 장착여부에 대해 집중 점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스안전공사가 배부한 가스보일러 점검표에 따르면 6가지 점검항목 중 가스누출을 제외한 5가지 항목이 배기통과 관련한 항목이다.

지난 17일 인천 영종도에서 진행된 가스보일러 점검현장에 동행, 설치현황 확인에 나섰다.

강릉사고를 계기로 가스보일러 CO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사용자들도 가스보일러 점검에 호의적이었다.

처음 찾은 곳은 지난해 숙박업소에서 시설을 개선, 모텔로 확대한 숙박시설이었다. 비교적 최근에 가스보일러를 설치한 덕분에 시공표지판은 물론 설치기준에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방문한 숙박시설부터는 사정이 달랐다.

두 번째 방문한 곳은 펜션으로 방별 또는 방 2개별로 가스보일러를 설치해 운영 중이었다. 숙박시설이 추가로 증축되면서 가스보일러의 설치연도도 다르고, 시공자도 달라서 시공표지판 부착여부도 제각각이었다.

객실에 설치된 가스보일러의 배기통이 화장실을 관통해 외부로 연결되면서 길이가 4미터가 넘어서기도 했다.

현행법상 설치기준 위반은 아니지만, 관통부위가 제대로 밀폐되지 않은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배기통 연결부위가 밀폐되지 않으면서 폐가스가 실내로 역류돼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가스보일러에는 시공표지판에 부착돼 있어, 사용자를 통해 개선을 요청했다.

이밖에도 외부에 설치된 가스보일러는 배기통 연결부위가 무리하게 꺾이면서 설치기준과 맞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이 보일러는 시공표지판이 바래지면서 시공업체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가스안전공사는 문제가 발견된 가스보일러에 대해 해당시설 가스공급자를 통해 개선을 유도할 예정이다.

▲ 가스보일러에 시공표지판이 부착되지 않아, 시공업체 정보를 알 수 없다.

이와함께 인천의 한 식당에서는 가스보일러 흡기구가 아예, 빠져 있는 사례도 발견되는 등 사용자의 관리부실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흡기구는 외부 공기를 가스보일러에 공급하는 역할로, 폐가스 누출과는 무관하지만, 사용 중 배기구 연통도 이탈될 수 있는 만큼, 언제든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태였다. 또한 배기통 체결방식이 나사식이 아닌 사례도 발견되면서 작은 충격에도 이탈돼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사례도 일부 발견됐다.

가스안전공사는 부적합사항에 대해 열관리시공협회, 보일러제조사 등을 통해 개선조치를 의뢰할 예정이며 부적합사항이 1주일 이내에 미개선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 행정력을 통한 시설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가스안전공사는 이번 가스보일러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스보일러 설치, 운영상의 문제점을 파악해 상반기 중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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