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정두현 기자] “국내에 가스보일러가 도입된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보일러업계의 건설사 특판영업은 시대착오적인 방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보일러를 많이 팔아도 되려 수익은 마이너스인 상황이에요. 타사의 저가입찰에 맹목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죠.”

가스보일러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출혈경쟁으로 얼룩진 가스보일러 특판영업에 대한 하소연이다.

가스보일러 시장에서의 비중이 20% 규모로 추산되는 특판시장은 시판가보다 평균 20~30% 낮은 가격대가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보일러 입찰가는 시판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대형건설사 아파트단지 입찰에서 70만원대의 콘덴싱보일러가 20만원대에 납품된 사례마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보일러사 특판영업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건설사가 납품단가를 기준으로 시공업체 선정을 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공급가를 대폭 낮추거나 타사의 저가입찰을 따라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일러업계가 특판시장에서의 피폐한 수익구조를 우려하는 시선은 같다. 그러나 비상식적인 수준의 저가수주 영업 방식을 고집하며 좀처럼 공생의 길을 찾지 못하는 보일러제조사들의 정서는 결과가 빤한 자충수다.

점유율 확보를 위한 제조원가 이하의 특판수주는 결과적으로 가스보일러 제조·시공 품질 저하를 초래한다. 이는 결국 가정용 가스연소기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일러업계가 이제는 과포화된 보일러 내수시장에서 단순 가격 후려치기가 아닌 품질과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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