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회 장세훈 회장이 식약처 허가총괄팀과의 회의에서 의료용고압가스 품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발생기 산소는 90% 유지 못해
환자 등 국민건강 오히려 위협

설치장소·필터교환 개선점 많아
엄격한 품질관리기준 마련해야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최근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의 일환으로 중앙공급식 산소발생기를 통해 나오는 산소도 의약품으로 인정, 허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가 품질기준 등의 형평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의료용고압가스협회(회장 장세훈)는 21일 충북 오송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방문하고 중앙공급식 산소발생기의 노후화가 진행되면 산소농도 90%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환자들이 기준에 못 미치는 산소를 흡입하는 등 국민건강을 헤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협회의 장세훈 회장, 이기용 수석부회장, 조창현 감사 등 10여명과 식약처 의약품정책과 허가총괄팀 오정원 팀장 및 연구관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오정원 팀장은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 심의에 따라 중앙공급식 산소발생기에서 나오는 산소를,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복합조합제품으로 적용해 의약품 허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세훈 회장은 “현재 액화공정을 통해 제조된 의료용고압가스의 경우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적용, 매우 까다로운 절차에 따라 산소농도 99.5% 이상으로 제조, 납품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높은 품질 수준의 의약품을 제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정부는 93% 저품질의 산소를 의약품으로 허가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발생기의 노후화는 물론 순간정전 시에 나타날 수 있는 가동중단 등 품질의 균질성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어 정선희 GMP분과위원장도 “의료용고압가스는 품질관리, 검사, 성적서 등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납품하고 있는 데 반해 산소발생기에서 나오는 산소는 품질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점이 크다”면서 “발생기를 통해 제조되는 산소도 불순물 검사를 하는 등 GMP와 비슷한 수준의 품질관리기준을 정해 똑 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창현 감사 등 여러 참석자들도 공기액화분리장치(ASU)를 통해 단열팽창방식으로 제조되는 산소는 불순물이 거의 없어 의약품으로의 안전성이 확보되고 있지만 흡착분리방식(PSA)으로 제조된 산소는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PSA 기술을 적용한 산소발생기는 심냉방식보다 낙후된 기술로 품질이 저급하며, 산소발생기는 가동 시 지속적으로 순도변화를 일으켜 그 농도가 90%에서 93%까지 매우 불규칙적이어서 의약품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발생기에서 나오는 93%의 산소를 병원에 공급할 때 별도의 공급배관이 필요하고, 99.5%의 산소와 구분하기 위해 출구쪽 배관에 '산소농도 93%'라는 표식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의료용산소의 최종소비자는 환자이므로 환자를 대상으로 93%의 산소와 99.5%의 산소 중 선택할수 있도록 관련기준에 명시해줄 것도 요청했다. 이같은 규제완화는 산소발생기제조사 및 요양병원 같은 특정업체에 혜택을 줄 뿐 환자의 건강을 오히려 위협하는 등 부작용이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참석자들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이 같은 산소발생기에서 나오는 산소를 의약품으로 인정, 적용하고 있으나 품질과 관련해 철저한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회의 윤일재 이사도 “좋은 품질의 공산품 등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업용가스도 99.5%의 순도를 갖춰야 판매할 수 있다”면서 “하물며 불순물 검사도 하지 않은 산소를 정부가 무슨 이유로 의약품으로 인정하려는 것이냐”며 강하게 지적했다.

이와 관련 오정원 팀장은 “현재 산소발생기를 병원의 지하실 등 밀폐된 공간에서의 가동은 물론 필터교환과 관련한 기준이 없는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면서 “산소발생기의 의약품 허가 추진과정에서 앞으로도 협회 의견을 듣고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식약처 방문 후 임원회의를 열고 의료용고압가스 GMP를 받은 회원사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벌이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