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일본이 지난 4일부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제조공정에 필요한 소재 중 리지스트(반도체용 감광액), 불화수소(반도체용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디스플레이用) 등 세 가지 품목에 대해 수출을 규제한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 가스업계에서는 고순도 불화수소(HF)의 수급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제조공정 중 에칭(Etching)공정에 쓰이는데 고순도로 정제하는 게 기술개발의 관건이라고 한다.

여기서 에칭공정은 식각(蝕刻)공정이라고도 하며,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웨이퍼에 불필요한 부분을 화학물질이나 특수가스를 사용, 제거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식각공정은 사용하는 약품의 종류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목표 재질만 부식시키는 성질의 액체를 사용한다고 해 습식식각(Wet Etching), 그리고 불화수소와 같은 특수가스를 사용해 해당 재질과 반응을 일으켜 부식시키는 건식식각(Dry Etching) 등으로 나뉜다.

건식에칭은 다시 기상에칭, 플라즈마에칭, 이온빔에칭 등으로 나뉘며 기상에칭의 경우 HCl, HF, HBr, SF6, Cl2 등의 기체특수가스를 사용한다.

현재 건식식각가스시장에는 일본의 스텔라케미파, 모리타화공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의 관련업계에서는 소재 재고 3개월, 완제품 재고 한 달을 합쳐 한국의 반도체화사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4개월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미 국내 유수의 반도체제조사들이 국내외 특수가스메이커를 방문, 고순도 불화수소의 제조 및 수급 가능성에 대해 타진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 특수가스제조설비를 갖춘 M사와 H사가 고순도 불화수소의 제조 및 수급이 가능하다고 보고 밀착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아직 고순도 불화수소와 관련한 제조 및 판매허가가 없어 해당 지자체의 적극 협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특수가스메이커의 한 관계자는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식각공정에 필요한 가스이지만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 그동안 국내 특수가스메이커들이 제품개발에 따른 사업성이 별로 없어 개발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불화수소 정제기술의 개발은 반도체제조사들이 제품구매와 관련해 어느 정도 신뢰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개발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특수가스 국산화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불화질소(NF3)를 비롯해 모노실란(SiH4), 고순도 암모니아(NH3), WF6(육불화텅스텐), 고순도 아산화질소(N2O) 등 시장규모가 큰 제품은 국산화가 이뤄져 내수는 물론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특수가스업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소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특수가스 국산화와 관련한 기술개발에 반도체회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며, 정부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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