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바람꽃이 핀 줄
이제야 알았다.
바람이 잠시 머물다 간 자리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은 줄
머리 속에 새치를 보면서 알았다.

바람은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으며
색깔도 없다.
그저 잠시 머물다 어디론지 사라질 뿐이다.
때로는 바다 위를 철벅철벅 뛰어 가는 가 하면
청보리밭을 너울너울 춤을 추고
화가나면 비바람을 몰고 온다.


바람이 부는 곳에는 언제나
꽃이 피고 지고 열매가 맺고
떠나간 빈자리에 늘 나 홀로 서 있다.
이제는 내가 홀아비바람꽃이 되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김영탁 詩人
∙시조시인, 화로스타 대표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