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움의 산모롱이 돌아
푸르던 저수지 지나면
늘 포근하게 품어주던
엄마 품 같은 들과 바다.
애기울음 개구쟁이 장난 끼로
시끌벅적했던 동네 골목길은
고즈넉한 적막강산이 되고
가끔 성인보행기에 몸을 의지한
귀신같은 노인만 지나간다.

 

그 힘든 마늘농사 짓다가도
굴 꼬막 바지락 바래대야 이고
씩씩하게 걷던 젊은 엄마는
바람 같은 허망한 세월에
허리 꺾이고 입맛도 잃었는데
그 때 엄마가 끓여주던
싱싱한 양태미역국
흐물흐물한 물메기국이
불현 듯이 그립다.

 

양영근 (한국가스신문사 발행인·시인)
.1989년 9월 한글문학상 신인상 수상
.2003년 10월 한국자유시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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