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여물어가는 가을
오솔길 홀로 걸으며
다가오는 그리움에
흠뻑 젖는다.
그리움 가득 실은 통통선
아득히 먼 수평선 넘어
피안의 세상으로 사라져간다.

작렬하던 태양도
철썩대던 바다가 삼켜 버리고
땅거미 내려오자
무심한 초승달만이
외로이 떠–저문 강에 불 밝힌다.

 

흐려져 가는 별들은
그리움의 한 모퉁이에서
떠나가는 연락선을
가슴 깊이 포용하며
미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참새들도 둥지를 찾는 깊은 밤
가을걷이 끝난 들녘에
호젓이 쉬고 있는 허수아비
허전함을 달랠 길 없어
만추의 상념에 젖어들고
무성하던 잡초만이
적막한 이 밤을 지키고 있다.

 

이제항 詩人
한국가스공사 前 강원지역본부장, 지필문학 제36회 신인공모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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