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남영태 기자] 2019년 1월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수소에너지가 근본이 되는 수소경제를 이행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산업부, 환경부, 국토부, 과기부 등 관계부처는 합동 또는 각 부처별 수소경제를 이행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수소경제에 대한 강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원을 활용할 국민들의 수용성은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다. 이는 최근 국내외로 수소시설과 관련한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국민들의 불안감은 켜졌지만, 정부와 관련 산·학·연에서 안전성과 지역주민과의 소통에 대한 방안은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많은 에너지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 등 수소 선진국에서 ‘수소의 날’을 제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에 대한 기술력, 안전성 등에 대한 공유와 국민들에게 수소에너지가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미국은 매년 수소의 날 행사에서 관련 기업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행사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출처=FCHEA)

美, 매년 행사 진행
미국은 수소의 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대표국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미국 수소의 날은 연료전지와 수소산업 기술 발전 및 국가적 홍보를 진행하는 국가 행사로 자리매김 했다.

미국은 지난 2015년 수소 원자량인 1.008에서 착안해 매년 10월 8일을 ‘미국 수소 및 연료전지의 날(H₂ National Hydro gen & Fuel Cell Day)’로 선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수소의 날은 미국 에너지부(DOE)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특이한 점은 미국 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 협회(FCHEA)에 따르면 10월 8일을 국가적 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해 그해 미국 상원에 결의안을 제출, 공식적인 승인을 받아 매년 국가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FCHEA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매년 상원의원 과반수이상이 미국 수소의 날 행사에 동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가 이와 같이 수소·연료전지의 날을 제정해 추진함에 따라 자국 관련 산·학·연 역시 자발적으로 이에 동참하고 있다.

다채로운 세미나와 컨퍼런스 등을 개최해 국내외로 자국의 기술력을 알리고, 공유함은 물론 관련 산업계는 각 기업이 보유한 제품에 대한 홍보와 안전성 등을 적극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FCHEA는 수소의 날을 맞이해 별도 로고를 제작, 협회 홈페이지에 게재해 누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활용, 홍보할 수 있도록 국민적 수소·연료전지 인식제고를 지원하고 있다.

즉, 미국은 현재 국민들이 이용하는 에너지원과 재생에너지 발전원에 비해 다소 생소한 수소에너지와 연료전지에 대해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미국 상원 의원, 정부, 관련 산·학·연·관 등이 함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여기에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펜실베니아주 등 미국 여러 주에서도 미국 수소의 날을 기념하고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9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주최한 2019 가스안전 국제 세미나에서 발표연사로 참석한 미국 DOE 제임스 비커스 박사는 “미국은 수소에너지와 연료전지를 국민의 인식제고와 국가 기술력 향상을 목적으로 수소의 날을 제정해 전(全) 부문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日, 다양하게 홍보
미국과 더불어 일본 역시 수소의 날을 제정했다. 다만 차이점은 미국은 국가적인 기념일로 제정하고 있지만 일본은 지자체 중 수도인 도쿄가 ‘도쿄 수소의 날’을 제정했다.

도쿄도는 ‘수소 활용이 도쿄의 미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소의 분자량인 2.01에 유래해 매년 2월 1일에 행사를 진행 중이다.

도쿄 수소의 날의 특이한 점은 민관이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11월 1일 도쿄도는 수소에너지 보급을 확산시키기 위해 민간기업, 대학·협회·기술조합, 도내 자치단체 등이 참여한 ‘도쿄 수소추진팀(Tokyo スイソ推進チーム)’을 발족했다.

 

도쿄 환경국 자료에 따르면 당시 총 111개 단체가 참여했으나, 지난 4월 26일 기준으로 총 118개사(민간기업 81개사, 대학·협회·기술조합 13개사, 도내 자치단체 24개사)가 참여해 ‘도쿄 수소의 날’을 만들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쿄 수소의 날에는 도쿄 수소추진팀을 중심으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의미와 특성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미국과 동일하게 수소에너지 선진국의 사례 등을 소개하는 세미나, 컨퍼런스 등도 동시개최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에 대해 생소한 국민들의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해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해 도쿄 수소의 날 행사에서는 ‘만담으로 배운다! 수소에너지 입문!’이라는 주제로 수소에너지를 알기 쉽도록 환경성과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소개하는 행사도 연계해 개최키도 했다.

또한 일본 도쿄도 역시 SNS를 활용해 수소의 날을 다양하게 홍보하고 있다. 게시물의 분류와 검색을 용이하도록 만든 일종의 메타데이터인 해시태그(Hashtag, #)를 이용해 산·학·연·관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도쿄 수소의 날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수소전기버스를 촬영해 인증하는가 하면, 다양한 정보들도 불특정다수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美-日, 국민 홍보 공감대
수소의 날 시행의 대표적 국가인 미국과 일본은 국민들이 현존하는 에너지원에 비해 비교적 낯선 수소·연료전지에 대해 기념일을 통해 국민 수용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역할을 떠넘기기 식의 분위기 보다는 반드시 진행되어야 하는 필수요건으로써 국민 수용성 제고에 정부와 지자체, 관련 산·학·연 등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방안을 모색, 추진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다.

현재 우리나라도 수소·연료전지 등 수소경제에 대한 다양한 곳에서 다채롭게 기술정보 및 정책공유 등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소경제에 앞장서겠다는 많은 지자체에서도 국제포럼 등을 개최하며 기술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수소·연료전지에 대해 낯선 국민들에게 이를 다가가기 위한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정부와 지자체, 관련 업계 역시 정책방향 및 사업유치 등을 위한 홍보는 최선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의 님비현상에 대해서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찾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국내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변화시키기 위해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해 ‘대한민국 수소의 날’을 별도 체계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순히 해외기술력과 정책방향만을 참고할 것이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즉 수소에너지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방안들을 선진국은 어떻게 마련하고 추진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이유다.

이에 우리 정부와 지자체, 관련 산·학·연 역시 수소경제로의 뜻을 모은 만큼, 누구나 자발적 참여로 국민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수소의 날 제정으로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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