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이경인 기자] 지난 2015년 118건을 기록했던 우리나라 연간 가스사고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143건으로 증가했다. 사고건수로는 2009년 145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실상 10년 전으로 퇴보한 셈이다. 더욱이 사고원인도 취급부주의에서 시설미비로 빠르게 변화되면서 이에 걸맞는 맞춤형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가스사고 발생 유형과 함께, 사고감소를 위한 맞춤형 예방대책을 살펴보았다.

주택, 사용자부주의가 1위 
최근 5년간(2014~2018년) 가스사고는 624건이 발생했으며 LPG사고가 404건(64.7%)로 가장 많고 도시가스사고 136건(21.8%), 고압가스사고 84건(13.5%) 순이다.

연도별 가스사고 발생규모는 2014년 120건에서 2017년 121건으로 연간 120건 내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43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감소세를 보이던 고압가스사고가 2017년 11건에서 2018년 24건으로 크게 늘면서 전체 사고건수도 끌어 올린 탓이다.

하지만, 전체 가스사고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고건당 인명피해규모는 지난해 사망 0.1명, 부상 0.69명을 기록하면서 2014년 사망 0.11명, 부상 1.14명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가스사고 발생규모는 증가했지만,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감소하면서, 가스사고 인명피해 위험은 예년보다 낮아진 것이다.

사용처별 사고발생현황을 살펴보면, 주택에서 발생한 경우가 235건으로 37.7%를 차지했으며 식품접객업소 90건(14.4%), 허가업소 76건(12.2%), 제1종보호시설 37건(5.9%), 공장 32건(5.1%), 차량 28건(4.5%) 순이다.

원인별로는 사용자부주의가 174건(27.9%)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시설미비 128건(20.5%), 제품노후 100건(16.0%), 고의사고 65건(10.4%)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증가세를 보이는 가스사고를 잡기 위해서는 주택에서 발생하는 사용자부주의사고를 예방하는게 가장 중요한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주택에서 발생한 사고의 점유율은 39.9%로 급증했다. 여기에 시설미비로 인한 사고건수도 2014년 17건에 서 지난해 34건으로 늘어나는 등 사고원인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시설미비사고 중 CO중독사고는 대형 인명피해까지 초래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다각적인 대책 필요 
가스사고의 원인이 다변화되면서 정부도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고령가구의 증가로 인해 가스사용 중 자리를 비우면서 발생하는 과열화재가 늘어나자, 정부는 타이머콕 보급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또한, 경제적 곤란을 이유로 노후된 고무호스를 사용하는 LPG사용가구에 대해서는 금속배관 교체 지원에 나섰다.

덕분에 고령가구의 과열화재는 물론, 고무호스 사용으로 인한 LPG사고도 크게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설미비로 인한 사고가 증가하면서 전체 가스사고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명피해 위험이 높은 가스보일러 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년간(2014~2018년) 가스보일러 사고현황을 살펴보면 총 26건으로 전체 가스사고(고압가스 제외) 중 4.8%에 불과한 반면, 사망자는 36.2%에 달했다.

사고원인은 시설미비가 1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품노후 6건, 원인미상 2건 순이다. 또한 시설미비 사고를 세분화하면 배기통 이탈이 10건, 급배기구 설치기준 위반 6건 순이다.

이에 따라, 가스안전공사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취약계층의 노후된 가스보일러를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한 뒤, 불량 배기통에 대해서는 무료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경제적 곤란과 가스보일러 배기통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불량 배기통 방치로 인한사고위험이 높은 만큼, 자구책의 하나로 지자체와 배기통 무료개선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지원없이 지방자치단체와의 각개전투식 무료교체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지자체의 경우, 무료개선에 필요한 예산마련이 쉽지 않은 탓에 속도감 있는 시설개선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지부진하던 금속배관 교체나 타이머콕 보급은 지난 2010년 정부지원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빠르게 전환된 바 있는 만큼, 사고예방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다.

 

사고예방 위해 법적 의무화 확대 필요 
가스사고 감소를 위해 보다 강력한 법제화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8월 산업부는 ‘파열방지기능이 있는 이동식 부탄연소기용 접합용기에 관한 특례기준’ 제정(안)을 행정예고했으며 심의기간을 거쳐,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최근 5년간 부탄캔 파열사고는 총 102건이 발생, 전체 LPG사고 404건 중 25.3%를 차지하고 있다.

LPG사고 4건 중 1건은 이동식부탄연소기나 부탄캔 파열에 의한 사고인 셈이다.

이번 특례기준은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3년간 국내 부탄캔 제조업체 4개업체를 대상으로 파열방지기능이 있는 부탄캔을 연간 제조수량 비율에 따라 생산토록하고, 생산된 부탄캔의 안전성 확인을 위한 작동시험기준도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부탄캔 파열사고 최소화를 위해 파열방지기능 의무화라는 강력한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부탄캔 파열방지기능 의무화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이지만, 사고예방을 위해 정부가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전성을 높인 부탄캔의 경우 부탄캔 파열사고를 최대 75%까지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연간 부탄캔 파열사고 발생건수가 20여건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5건의 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 감소가 가능한 셈이다.

이번 특례고시 시행을 계기로 사고예방을 위한 법제화 확대의 필요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가스사고 예방 노하우 소개-(주)남동엘피지

“사고예방 위해 안전 위한 투자는 필수죠”

용기에서 소형저장탱크로 전환 원격검침장비 통해 안전성 높여
휴대폰 앱 통해 실시간 안전관리 불량·노후 가스시설 차단 가능

▲ 남동엘피지 임채규 대표가 가스시설 안전관리를 위해  도입한 휴대폰 앱을 소개하고 있다.

[가스신문=이경인 기자] 남동엘피지(인천 남동구 소재) 임채규 대표는 “LPG도 공급방식(용기→소형저장탱크)과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더욱이 가스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행동뿐만 아니라, 투자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남동엘피지는 과감한 안전투자로 지역 내에서 명성이 높다. 또한 가스안전공사 주관 가스안전보안관을 비롯해 지역 민간소방대로 활동하면서 화재와 재난현장에서 가스차단을 통한 2차 피해 예방 등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처럼 남동엘피지가 안전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시설개선을 통해 업무효율성은 물론 사고예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스사고는 아무리 작은 사고라고 해도, 공급자 입장에서는 치명적입니다. 만약, 가스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람도 다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이죠. 결국, 안전에 대한 투자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익으로 되돌아오는 셈입니다.”

남동엘피지 임채규 대표는 가스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비를 아끼기 위해 안전 투자를 꺼리는 것은 결국,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남동엘피지는 LPG용기 사용시설을 소형저장탱크로 전환 유도하고, 누구보다 앞서, 원격검침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소형저장탱크 공급방식 전환과 원격검침시스템 도입을 통해 효율적인 공급과 안전관리가 가능해졌다”며 “이를 통해 불량·노후시설과 가스사고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휴대폰 앱을 통해 공급처의 가스시설 현황과 재고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의 서류와 전산시스템만으로는 실시간 정보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정보관리업체를 통해 휴대폰 앱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휴대폰 앱에는 배관과 중간밸브, 계량기 등 가스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비롯해 각종 점검이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끝으로 임 대표는 “사고예방과 안전관리 향상을 위해 직원들과 주기적인 의견교환을 하고 있다”며 “LPG공급환경이 변화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안전관리 투자를 통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