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정두현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도 다세대 공동주택 중심의 가스보일러 특판시장도 전년 대비 10% 이상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보일러 제조사들은 판매점유율 유지를 위해 수익성은 철저히 포기하고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경쟁에 집중하는 영업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2~3년 동안 건설경기가 계속 좋지 않아 특판경쟁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보일러를 많이 팔아도 수익은 마이너스인 상황이에요. 경쟁사 저가입찰에 따라가는 구조는 되풀이 될 뿐입니다.”

가스보일러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출혈경쟁으로 얼룩진 가스보일러 특판영업에 대한 하소연이다.

가스보일러 시장에서의 비중이 20% 규모로 추산되는 특판시장은 시판가보다 평균 20~30% 낮은 가격대가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보일러 입찰가는 시판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대형건설사 아파트단지 입찰에서 70만원대의 콘덴싱보일러가 20만원대에 납품된 사례마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보일러사 특판영업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건설사가 납품단가를 기준으로 시공업체 선정을 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공급가를 대폭 낮추거나 타사의 저가입찰을 따라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일러업계가 특판시장에서의 피폐한 수익구조를 우려하는 시선은 같다. 그러나 원가 이하의 초저가수주 영업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보일러사들의 행보는 위태위태해 보인다.

점유율 확보를 위한 제조원가 이하의 특판수주는 결과적으로 가스보일러 제조·시공 품질 저하를 초래한다. 이는 곧 가스보일러에 대한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해야 한다.

보일러업계가 이제는 과포화된 보일러 내수시장에서 단순 가격 후려치기가 아닌 품질과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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