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대성산업가스가 또다시 매각이라는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호주계 사모펀드(PEF)인 맥쿼리PE가 대성산업가스 인수를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맥쿼리PE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대금은 2조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대성산업가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년 9개월 만에 무려 7000억원 이상의 매각 차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대성산업가스가 맥쿼리PE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 5년 만에 네 번이나 대주주가 바뀌게 되는 셈이다.

국내 최대 산업용가스제조업체인 대성산업가스는 지난 1979년 대성산업(현 대성합동지주)과 프랑스 에어리퀴드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MBK파트너스는 2017년 재무상태가 악화된 이 회사 경영권을 1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매출은 5666억원, 영업이익은 938억원이다.

대성산업가스는 지난 2014년 3월 대성합동지주가 에어리퀴드 지분 40%를 넘겨받기로 하며 35년 간의 동반자 관계를 마무리지었다. 두 달 뒤 골드만삭스PIA는 대성합동지주가 사기로 했던 에어리퀴드 보유지분 40%와 대성산업가스 전환사채(CB) 등 총 60% 지분을 인수하면서 대주주로 등극했다.

3년 뒤인 2017년 재무사정이 더욱 악화된 대성합동지주가 기존 40% 지분까지 매각하기로 했고 골드만삭스PIA도 자금 회수를 위해 동참하며 다시 매물로 내놨다.

이처럼 대성산업가스가 여러 새 주인을 거치며 매각하게 된 것은 과거 모회사인 대성그룹의 재무상황이 악화된 탓도 있겠지만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나 산업용가스회사가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PEF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러 번의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대성산업가스의 기업가치도 급격하게 상승했다. 2014년 골드만삭스PIA가 대성산업가스 지분 60%를 확보하기 위해 지급한 금액은 총 4200억원이었다.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때는 1조8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맥쿼리PE가 MBK파트너스에 제시한 가격은 2조원대 중반 이상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 역시 5호 펀드 결성을 앞두고 자금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웅진코웨이를 웅진씽크빅에 매각하면서 1조6849억원을 회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고압가스충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산업용가스 제조를 하는 기업들의 이익률이 높아지면서 가치도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이윤만 추구하는 사모펀드들이 기업을 사고파는 횟수가 늘어나면 산업용가스유통시장에서 원료가스가격이 상승하는 등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산업용가스제조업계에는 대성산업가스 외에도 에어프로덕츠코리아, 프렉스에어코리아 및 린데에스지코리아, 에어퍼스트 등이 활발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중견 산업용가스제조업체인 SK에어가스도 매각설이 있었으나 SK 측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울산과 당진에 각각 코리아에어텍과 그린에어도 산업용가스제조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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