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CO사고 여파, 대대적 점검
[가스신문=양인범 기자] 고교생 3명이 숨진 강릉시 한 펜션에서 일어났던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2018.12.18.)는 무자격시공자의 시공과 배기통 이탈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가스보일러업계도 바짝 긴장한 한해였다.
가스안전공사와 업계는 전국의 가스보일러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배기통 무료교체를 실시하는 등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열관리시공협회와 보일러설비협회가 주축이 되어 무자격시공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면서 지속적인 캠페인이 이어진 한 해였다.
아울러 그동안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던, 가정용 가스보일러의 시공표지판을 통합하는 KGS코드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액화석유가스법과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이원화 돼 있었던 시공표지판, 가스보일러 설치시공 및 보험가입 확인서 형식이 통일됐다.
전체적으로 2019년 한 해는 가스중독 사고의 위험성이 대중에게 제대로 인식되었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모든 가스업계와 정부부처가 관심을 가졌던 해였다.

 

친환경 보일러 설치 지원 강화
2019년 가스기기업계를 뜨겁게 달군 화두는 ‘콘덴싱과 저녹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부의 대기관리권역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지난달 11월 7일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특히, 정부는 지난 8월 미세먼지 저감정책 시행에 총 1조460억원의 추경예산을 집행했고, 이 가운데 360억을 가정용 친환경보일러 교체 지원금으로 배정했다.
또한, 산업용보일러도 사용기간 10년이 넘은 경우 교체시 한 대당 많게는 8천만원까지 지원을 받게 됐다.
다만, 지원 과정에서 저소득층 주택, 노후주택 등 콘덴싱보일러 설치가 힘든 여건 때문에 실질적인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저녹스 일반보일러 중 고효율 보일러를 친환경 인증의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 주장과 맞물려서 보일러업계 내부에서도 입장차가 있었다. 결국 콘덴싱보일러 보급의 사각지대를 메운다는 명분 속에 지난달 11월 7일 시행규칙 입법예고에서 저녹스보일러도 친환경 인증에 포함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정해졌다.
이번에 새로 입법예고된 시행규칙은 종래의 콘덴싱보일러만 가능했던 친환경 인증 기준이 저녹스 일반보일러와 기름보일러 중 기준치를 통과하는 보일러에 한해서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저녹스를 통한 미세먼지 감축,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정부의 정책에 모든 가스기기 업계가 발맞춰 가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 한해였다.

 

기기업계 내수 잠잠, 수출 활발
올 한해 동안 가스기기업계는 두 가지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시장의 저조와 그와는 상반되는 해외시장으로의 활발한 진출이었다.
보일러업계는 북미, 러시아, 중국 지역에 대한 수출을 더 늘리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최근 5년 가스보일러 수입국 중 한국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보일러제조사들은 해외 공장을 건설해 현지에서의 직접 판매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열보일러는 지난 10월 베트남 호치민에 현지 제조법인을 설립, 공장을 준공했고, 웰크론강원은 인도네시아에 약40억원 규모의 산업용보일러 수주 계약을 하기도 했다.
해외시장에서의 활발함과는 대조적으로 국내 시장에서는 업계 공통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가스보일러 특판 시장에서는 전년 38만대에서 35만대로 7.8%정도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특판시장에서의 감소세는 건설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으로 인해 경기의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가정용보일러 제조사들이 캐스케이드시스템을 통한 상업용 보일러 시장 진출을 시작하면서, 산업용보일러 제조사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캐스케이드시스템은 가정용보일러 여러 개를 병렬로 조합하여 운전하는 형태로, 산업용에서는 쓰이기 힘들지만 상업용이나 중소형 건물에서 사용이 편리한 면이 있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용보일러 제조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방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와같이 올해 가스연소기기 분야는 강릉 CO사고 발생에 따른 대책과 미세먼지 대응차원의 친환경 인정기준에 저녹스보일러도 포함시키는 등 보일러와 관련된 이슈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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