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이라 올해 마지막 달이다. 그래서 올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의 희망을 기약하는 작은 글이라도 게재하고 싶다. 그러다 보니 올해 가장 큰 에너지업계의 ‘이벤트’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12월 13일 끝나는 UN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5)인 것 같다. 이 회의는 당초 칠레에서 개최되기로 하였으나 시민봉기로 스페인 ‘마드리드’로 급하게 옮겨 개최되었다.
물론 기후변화는 세계 인류의 가장 큰 해결과제이다. 우리 국민의 80% 이상이 그 해결의 시급성을 인정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그런데 올해 COP25에서 가장 심도 있게 논의되고 향후 이행 우선과제로 선정된 것이 ‘에너지 절약’이다. 지난 세월 오랫동안 고장 난 오디오처럼 되풀이해온 지구온난화물질 배출 감축도 아니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도 아니다. 획기적이다. 이는 지난 40여 년 간 UN등 국제기구와 민간 NGO들이 ‘지속 가능한 개발’ 등 각가지 명분으로 추진해온 기후변화 절감 노력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 만료된 ‘교토’협약. 그리고 현재 집행되고 있는 ‘파리’협정 등의 결과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거의 모든 세계 국가들이 참여하고 2040년까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가능하면 1.5℃) 이하로 지구온난화를 억제를 목표로 한 파리협정의 결과는 잘해야 3~4도 이상 상승이 불가피하다. 세계 각국이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집계한 결과이다. 더욱이 전문가 단체인 IPCC(기후변화 정부 간 패널)도 최근 글로벌 기후변화대응 노력의 한계와 실패를 인정하였다. 여기에다 국제에너지기구도 바로 얼마 전 비슷한 내용을 WEO(세계에너지전망)2019편에 주요 내용으로 강조하였다.
이에 이번 COP25에서는 좀 더 현실적인 사업목표로 ‘에너지 절약’과 ‘사고위험을 통제 가능한 원전의 적정한 역할 고려’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술혁신 효과 구현이 아직 멀고, 투자비가 많이 들고 공급마저 불안한 신재생에너지의 ‘환상’을 많이 누그러뜨린 것 같다. 이에 이번 COP25가 권고할 것으로 예상하는 ‘에너지 절약 행동지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들 지침의 궁극목표는 탄소배출‘제로’를 겨냥한 에너지, 물, 빌딩과 주택 건설이다.
러나 이는 장기목표이고 막대한 투자와 기술혁신, 그이고 인류의 경제사회체재 변혁뿐 아니라 행동-심리행태 변화까지 요구되는 것이다. 과연 가능할까? 책임질 이유가 없는 UN과 같은 국제기구들의 ‘말장난’이 아닐까? 벌써 미국이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불장군’과 같은 우둔함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 같다. 이에 COP25가 권고하는 좀 더 실질적인 세부지침을 살펴보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그 실질 내용은 우선 세계전체 에너지 절약의 31%가 건물부문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산업과 수송부문이 그 다음으로 같은 29% 절약목표를 가진다. 기타 비-에너지부문이 나머지 11% 절약의무를 가진다.
건물부문 에너지 절약은 단열보강 등 건물개수를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경우 석탄난방은 배제되고 비싼 전기난방도 재고되기 때문에 가스난방이 우선 고려될 것 같다. 잔존 건물수명이 짧은 기존 건물의 경우에는 지금 당장 불안한 기술특성을 가진 신재생이나 기술개발이 덜 된 수소난방을 할 수 없는 측면도 고려되었다. 특히 서민층 주택의 개수에는 투자 경제성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 그런데 가스난방은 솔직히 오랫동안 기술혁신이 없다는 약점이 있어 소비자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도시가스회사들이 서민층 주택 가스난방으로 개수를 지원할 방안도 정부 차원에서는 검토할 만하다. 도시가스회사들이 도시재건사업 추진 주체가 될 수는 없을까? 정부와 잘 협조하면 ‘대박’사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앉아서 오는 고객만 상대한다는 소극적 경영관행 개선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COP25은 또한 효율적인 냉방체재 도입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시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현존 냉방기술 중 가스냉방이 효율 면에서 가장 선두가 아닌가? 결국 이번 COP25가 권장하는 지침의 상당부문이 천연가스산업이 주도해야 할 것들이다. 이참에 조용히 지역독점 이윤만을 누려온 우리 도시가스 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개발하였으면 한다. 심지어 한국가스공사도 탐내어야 하는 사업이 아닌가? 건물개수나 도시재생사업과 연계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다가오는 2020년에는 ‘글로벌’ 안목에서 기후변화시대를 선도하는 우리 가스산업의 발전상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