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선사에서 건조한 LNG선이 운항하고 있다.

[가스신문=유재준 기자] 한국이 지난해 11월까지 전 세계 누적 선박수주 실적에서 1위를 유지했다.

지난 12월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1월까지 누적 수주량과 수주액이 한국은 71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168척, 36%)와 164억달러로 1위다.

2위인 중국은 수주량이 708만CGT(304척, 35%) 이고 수주액은 153억달러다.

누적 수주량에선 2개월째, 수주액에선 4개월째 한국이 중국에 앞섰다.

이어 일본 257만CGT(153척, 13%), 이탈리아 114만CGT(15척, 6%) 순이다.

11월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79만CGT(37척) 중 한국이 8%(6만CGT, 3척)를 수주해서 3위다. 중국이 69%(54만CGT, 21척)로 1위이고 일본이 15%(11만CGT, 5척)다.

다만, 이번 클락슨리서치의 한국 수주실적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내역이 일부 누락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지난 11월 체결한 LNG선(15억 달러)과 내빙 원유운반선 2척 계약, 12월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LNG선 1척, 초대형원유운반선 2척을 포함하면 중국보다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해 수주량에서 LNG운반선 비중이 38%를 넘는데 비해 중국과 일본은 벌크선 비중이 각각 33%, 47%로 가장 높아 주력 선종에서 차이가 났다.

 

카타르 LNG프로젝트 잭팟 기대감 고조

지난해 하반기 조선업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카타르 LNG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말 그대로 잭팟으로 기대되던 LNG선 발주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황을 고려 시 프로젝트 발주 소식이 늦어지는 데다가 카타르 측이 선박을 용선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설마저 대두되면서 60척, 100척 등 장밋빛 전망이 퇴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초 12월 예상됐던 카타르 LNG 운반선 프로젝트 발주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으며 용선 대체설 등장에 기대감도 꺾이는 모양새이다.

최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2027년까지 LNG 생산량을 현재보다 64% 많은 연 1억260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타르 정부가 가스 매장량 등을 조사한 결과 추가 증산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카타르 북부에 위치한 노스필드 가스전은 세계 최대의 단일 가스전으로, 카타르는 이를 확장해 LNG 연간 생산량을 연 7700만톤에서 1억100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이번에 확인된 천연 가스 매장량은 1760조 입방피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카타르가 LNG 생산능력을 1억2600만톤으로 늘릴 경우, 20척 정도가 추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발주 규모인 40척(옵션 제외)에서 20척이 추가돼 수주금액은 13조원으로 늘어난다. 옵션 물량 40척까지 포함하면 향후 조달하는 LNG선 규모가 100척을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6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사업에 투입될 LNG선 수주를 위해 카타르 국영 석유 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카타르페트롤리엄의 전체 발주액은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3사는 비교적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이 최고 수준의 건조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LNG선 물량을 상당부분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태이다.

반면 카타르 측이 일부 배를 용선으로 돌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만일 이 같은 전망이 현실로 이어지면 국내 조선사들의 잭팟 수주는 기대 이하로 전망된다.

 

큰 손 사우디, 12척 발주 소식 떠올라

카타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도 LNG 운반선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타르가 LNG 운반선 최대 100척의 발주를 예고한 가운데 비슷한 시기 사우디에서도 미국산 LNG 수입 증대를 위해 12척의 LNG 운반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어 조선업계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와 국영 해운선사 바흐리는 LNG선 12척을 발주 계획을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시작했다.

이들이 확보하려는 LNG운반선은 17만4000입방미터(CBM)급 12척으로, 납기는 2025~2026년이다. 현재 17만4000입방미터(CBM)급 LNG 운반선 1척의 선가가 2289억원으로 총액은 약 2조746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람코와 바흐리가 처음으로 신조선 발주에 나선건 미국산 LNG 수입을 위해서다. 이들은 미국산 LNG를 연간 500만t 수입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재 두 사우디 국영기업은 관련 선주들에게 LNG 운반선 12척의 용선 제안서를 보냈으며, 선주들은 이 제안서를 바탕으로 입찰 참여의향서(EOI)를 보낼 예정이다.

최대 12척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어 발주 소식과 함께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와 비슷한 시기에 사우디에서도 LNG 운반선 12척의 신조 발주가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현대중공업이 사우디 합작조선소를 바탕으로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LNG수송선 2025년 수요 회복될 듯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의 LNG수송선 현황 논고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LNG수송선 공급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LNG수송 수요는 2012~2016년 감소하면서 LNG선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2017년 이후에는 LNG선 수요와 공급 모두 급증하면서 공급과잉이 해소됐으며 이런 추세는 향후 202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경영연구소 도현우 연구원은 “2021년 이후 2~3년간은 신규 LNG프로젝트 개발이 주춤하면서 LNG수송 수요 또한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2018~2019년 같은 발주 붐이 계속된다면 LNG선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25년경에는 최근 최종투자결정(FID)을 체결한 LNG 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LNG선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LNG선의 건조기간은 2~3년에 불과한데 비해 LNG 프로젝트는 가동지연 등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어 진행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드 매킨지의 LNG수송선 현황분석에 따르면 2019년 7월 현재 운항 중인 LNG수송선은 558척이며 이 중 467척은 컨벤셔널급(17,500㎥~180,000㎥), 31척은 Q-flex급(210,000㎥~217,000㎥), 14척은 Q-max급(263,000㎥~266,000㎥) LNG선이며 35척은 FSRU/FSU, 11척은 야말 LNG프로젝트 물량수송을 위한 쇄빙선(Arc7)으로 나타났다.

추진 엔진별로 분류하면 총 558척 중 스팀터빈(ST) 276척, 듀얼 퓨얼 디젤 일렉트릭(DFDE) 179척, 슬로우 스피드 가스 인젝션(SSGI) 55척, 슬로우 스피드 디젤(SSD) 48척이며 전통적으로 주류를 이루었던 스팀터빈이 49%의 비중을 가지고 있고 DFDE가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인 32%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SSGI는 현재 10%의 비중을 갖고 있으나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LNG 수송선 발주잔량을 보면 올해 7월 기준 115척의 LNG 수송선이 발주, 건조 중인 상태이며 그 중 대부분인 91%가 컨벤셔널 유형이고 FSRU/FSU는 5%, Arc7은 4%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에는 15만5000㎥급 LNG선이 주류를 이뤘으나 17만~18만㎥급 선박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카타르를 중심으로 장거리 수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최대형 LNG선을 건조했지만 접안할 수 있는 LNG인수기지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하면서 운하를 통항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인 17만4000㎥급 선박이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BOG 재액화 장치, 추진연료 효율화 기술 등 LNG선 관련기술이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다.

LNG현물 시장이 발달하고 목적지 제한조항이 없는 물량이 증가하면서 LNG단기 및 현물거래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높은 수송효율을 가진 LNG선이 경쟁력을 얻으면서 특정 LNG프로젝트에 묶여있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신조 LNG선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우드 매킨지의 2019년 7월 발주잔량에 따르면 115척의 LNG수송선 중 55척만이 LNG프로젝트에 연계된 선박이며 나머지 61척은 특정 프로젝트에 묶여 있지 않다는 것이다. 2025년에는 기존 용선계약이 만료돼 총 139억의 선박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경쟁력이 없는 일부 선박들은 용선계약 없이 계류하고 있으며 발주잔량의 투기성 발주를 고려할 때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LNG선이 건조되는 기간은 선박발주부터 건조까지 약 39개월이 소요된다. 이어 LNG수송선의 수요와 공급이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이유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향후 신규 LNG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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