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지난해 3월 업계 숙원과제였던 LPG자동차의 일반인 판매가 허용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협회를 비롯한 모두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일 년이 지나가는 시점에 회원사들이 실질적으로 경영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기존 노후 된 LPG차들이 다수 폐차되고 있으나 일반인들의 LPG자동차 구매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LPG SUV차량인 르노삼성자동차 QM6는 중형 SUV시장에서 판매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LPG산업협회 김상범 회장(54)은 이 같은 눈에 띄는 성과도 있으나 제작사별 LPG모델이 많지 않고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SUV차량의 가짓수가 너무 적어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럽 등 주요 선진국처럼 친환경 LPG차량에 대해서는 보급·확대를 위한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과 차량 2·10부제 제외 등 다양한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LPG산업협회는 충전사업자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작년의 경우 규제개선을 통해 LPG충전소 내에도 부대사업으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충전소 여건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사무실 임대는 물론 분식점이나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등 여유 공간을 활용하는 충전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도 충전사업자 입장에서는 규제개선에 목마른 실정입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LPG충전소도 주유소처럼 셀프충전을 하루 속히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장 의견을 수렴, 관련 규제는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LPG수요기반 확대와 각종 규제개선을 통해 충전사업자들의 권익증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비회원사의 무임승차 문제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그동안 LPG충전소 정밀안전진단 제도도입에 잘 대응하였고 카드수수료 인하, POS·IC단말기 의무 유예, 도로점용료 인하 등 충전소의 비용부담을 크게 완화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한 LPG차 사용제한 규제폐지, 통학차·1톤 트럭 LPG보조금 도입, 소형저장탱크 지원사업, GHP보급 등 LPG수요 확대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러한 실정에서 협회에 참여하지 않는 비회원사가 있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사업자 모두가 협회에 참여할 때 우리의 힘은 강력해지고 권익은 더욱 향상될 수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충전소 정량검사 등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현안과 관련 협회가 대행하거나 공동구매를 통해 회원사의 비용부담을 대폭 줄여줄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소비자가 신뢰하고 회원사와 거래할 수 있도록 협회인증 제도도입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질적으로 회원사에는 경제적인 이익을 제공하고, 각종 정보와 편의제공 등 서비스차별화를 통해서 비회원사의 회원가입을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벌크공급이 점차 확대되면서 용기공급 방식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기존 ‘충전-판매-소비자’로 이어지는 낙후된 유통방식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유통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용기공급 방식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충전·판매소 통폐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소형 LPG용기 take-out제도 등 새로운 공급방식을 과감히 도입해 LPG의 가격경쟁력과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야 합니다. 아울러 GHP 가스냉·난방, 원예용, 산업용 수요 등 신규수요 개발을 통해 제한된 시장에서만 경쟁할 것이 아니라 LPG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LPG수요계층을 확대하고 충전·판매 업계가 공생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전국적으로 군단위·마을단위 LPG배관망 사업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데 김 회장은 정부가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에 LPG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다만 배관망사업의 확대가 LPG용기 사업자(충전-판매)의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업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보완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한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소비자가 제한된 상황에서 배관망사업에서 소외된 소비자들은 50kg LPG용기 패키지 시스템을 설치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같은 에너지 복지 정책들은 일회성이 아닌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해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2023년 4월부터는 어린이통학버스와 택배차량으로 경유자동차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당장 대체연료의 차량이 출시되지 않으면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데 LPG자동차 보급을 늘리는게 가장 현실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한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경유차 운행금지 사례가 늘어날 전망인데 정부 또는 자동차제작사 등이 하루 속히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김상범 회장은 경유자동차 억제정책에 대해 정부가 미세먼지를 감축하고 1급 발암물질인 경유차 배출가스로부터 어린이와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효과적인 조치라고 평했다. 그동안 클린디젤이라는 가면을 쓰고 경유차가 너무 많이 늘어난 것은 아쉽지만 이제라도 LPG차가 전기·수소차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현실적 대안으로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대응을 위해서 4년의 유예기간을 줬으나 법 시행 전이라도 LPG차는 물론 다양한 친환경차량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LPG는 국가 1차 에너지원에서 석유제품에 포함돼 대부분의 LPG정책이 석유제품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작 가스체연료인 LPG의 장점을 살린 정책을 수립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LPG를 천연가스와 마찬가지로 독립된 1차 에너지원으로 분류해서 가스체에너지로서의 장점을 살린 LPG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더욱이 LPG Air Mix 관련 규정이 현재 도시가스사업법에 규정돼 있는데 이를 액법으로 이관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또한 LNG도시가스를 보급함에 있어 경제성을 비롯해 국가에너지원 간 적정한 비율,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LPG와 LNG간 적정한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합니다.”

김상범 회장은 현재 수송용 주 연료인 휘발유:경유:LPG의 상대가격비는 100:85:50 수준으로 OECD 평균 대비 경유가격은 낮고 LPG가격은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경유차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대통령 직속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경유세 인상을 권고했고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서도 경유세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향후 경유가격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전기·수소차가 확대되면서 세수문제가 불거지고 전기·수소차의 환경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원별로 생산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전 과정(well-to-wheel)의 환경비용과 사회적 비용 등을 반영해 전기·수소·CNG 등 모든 수송용 에너지에 대해서 공평한 과세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지난 40년이 넘도록 LPG를 사용해 주고 계신 데 가스공급자들이 보답하는 차원에서 값싸고 안전하게 가스를 공급해야 합니다. 벌크시스템이라든지 LPG차 규제폐지로 일반인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틀이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도시가스 보급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되는 측면이 커 이동이 편리한 LPG를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전국적으로 가스배관이 우후죽순으로 설비되면 결국 재난에 대비한 우리 스스로의 장점을 묶어 버리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회사 업무용 차량으로 SM6와 1톤 트럭을 선택했는데 유지비가 적게 들고 성능도 너무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특히 개인적인 용도로 르노삼성의 QM6를 운행 중으로 차량의 정숙성이 너무 뛰어나고 연료비가 적게 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차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 보니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QM6를 자주 운행하게 된다며 LPG자동차의 규제폐지와 함께 개선된 상품성이 알려지면 올해는 LPG자동차 등록대수와 소비량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감을 내비쳤다.

“수소차 확대는 LPG충전소에 있어서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스체연료인 수소 충전인프라 구축에는 기존 LPG충전소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협회는 LPG충전소에 수소·전기 등 융·복합 충전설비를 병설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특례규정을 이미 마련하였고, 앞으로의 시장변화를 주시하면서 수송용 연료시장의 미래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김상범 회장은 협회는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LPG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며 프로판과 부탄분야에 있어 큰 집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토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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