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에 필요한 물을 빗물에만 의존하는 논을 천수답(天水畓)이라고 한다. 저수지나 강으로부터 물을 끌어대거나 지하수를 이용할 수 없는 척박한 지역의 논이기에 결국 하늘만 쳐다보며 농사를 짓는 땅이다. 근래 가스업계의 사정을 보면 천수답 농사나 다름 아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최근 도시가스용 LNG수요가 온화한 기후 영향으로 8~11%나 감소했다고 한다. 이를 입증하듯이 경인 7개 도시가스사들의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15% 이상 급감하고 있다. 예년 같은 매서운 한파는 커녕, 온화한 겨울날씨가 지속되다보니 난방용 가스소비량이 급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 가스업계는 하늘만 쳐다보는 형국이다. 그러나 기상청은 1월 말까지 예년 같은 급랭한파는 없을 것이라는 예보이다. 그렇다면 올해 도시가스사들의 판매실적은 암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업계 발상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스스로 수리시설(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 천수답을 전천후(全天候) 옥토로 가꾸어 나가야 하겠다.

물론 가스소비량이 줄어드는 원인이 외기온도의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기 냉난방과 전기레인지의 확산추세, 지역난방 확대, 단열제 시공에 의한 에너지효율 향상 등의 영향도 크다. 그런데 가스업계에서는 가스 단위소비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과 협력을 얼마나 해왔는지 의문이다.

새로 짓는 콘도나 빌라, 다가구주택 등에서 가스레인지가 사라지고 있다. 가스에 대한 지나친 안전규제가 문제라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가스 단위소비량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연소기기 개발을 위하여 가스기기제조회사와 가스공급회사들의 실질적인 협력체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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