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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영 변호사의 로앤가스(Law&Gas)]
가스폭발사고 형사재판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은
거주자의 과실을 민사재판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 제이앤씨
정성영 변호사  |  lawyersy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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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호] 승인 2020.03.26  23: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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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관계

가스공급업체의 대표로 있는 한 의뢰인이 필자를 찾아왔다. 사연인즉, 착오배달로 인해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판결을 선고 받고 형사처벌을 받았는데, 물론 착오배달의 잘못은 인정을 하지만, 당시 위 LP가스가 착오배달된 집의 거주자가 입주 초기에 가스레인지에서 가스호스를 분리하면서 중간밸브를 임의로 제거하였고 막음장치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가스폭발사고가 발생을 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민사재판에서 위 거주자의 과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하였다.

형사 사건에서는 왜 위 거주자의 과실을 문제 삼지 않았었냐고 묻자, 당시 형사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가 말하기를, 위 사고는 누가 보더라도 착오배달로 인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즉, 거주자가 아무리 집 안에 있는 가스호스를 임의로 분리시켜 놓았다 하더라도, 거주자가 시키지도 않은 가스를 착오로 배달하지만 않았더라면 가스폭발사고는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 검찰이나 법원에서 위 거주자의 과실을 문제 삼을 경우 자칫 괘씸죄로 더 중한 처벌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하면서, 위 거주자의 과실 내지 잘못은 형사 절차에서 문제 삼지 말라고 조언하여 그렇게 하였다는 것이었다.(위 의뢰인이 필자를 찾아왔을 때는 이미 형사재판 1심 판결 선고가 내려진 후였음은 물론 항소심 판결 선고를 불과 얼마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가스폭발사고 형사재판에서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은 거주자의 과실(따라서 위 형사재판 1심 및 2심 판결문에는 거주자의 과실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조차 없다)을 민사재판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2. 필자의 조언

필자는 형사상 책임과 민사상 책임은 별개이기 때문에 일단 가능은 하다고 답변하면서, 추후 위 거주자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구상금 청구가 들어올텐데, 그 때 위 거주자(이하 “A”)의 과실로 인한 과실상계를 주장하면 된다고 조언하였다. 다만, 형사 판결문에 전혀 언급되지 않은 거주자의 과실을 새롭게 주장 입증하여야 하는 만큼, 형사 사건에서 충분히 다루어진 경우와 비교하여 그렇지 않은 이 사건에 있어서는 거주자의 과실 비율이 낮게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였고, 의뢰인(이하 “B”)은 일부라도 인정을 받을 수 있으면 진행을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후, 우리가 예상했던, 그리고 기다리고 있었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구상금 청구가 실제로 들어왔다.

 

3. 필자의 변론 및 법원의 판단

필자는 미리 채증을 해두었던 각종 증거(위 거주자의 경찰 진술조서, 경찰 현장감식결과보고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감정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서 등)를 바탕으로 형사 판결문에는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A의 과실을 주장 입증하였고, 결국 법원은 필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원룸에는 2014년 경부터 A가 혼자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A가 입주 초기에 실내 가스레인지에서 호스를 분리하면서 중간밸브를 제거하고 막음장치를 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교체 연결된 용기로부터 이 사건 원룸 내부로 LPG 16.78㎏이 누출되었다. A가 이 사건 원룸 실내 가스레인지에서 호스를 분리하면서 중간밸브를 제거하고 막음장치를 해두지 않음에 따라 B가 연결한 LPG 용기에서 이 사건 원룸 내부로 가스가 유출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이러한 A의 행위도 이 사건 폭발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며 A의 과실을 20%로 인정하였고, 그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B에게 청구한 A에 대한 요양급여분은 20% 상당 과실상계 되었다.

 

4. 마무리하며

만일 의뢰인이 사건 초기에 필자를 찾아와서 형사 사건에서부터 A의 과실이 다루어졌더라면, B의 형사 처벌 양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었을 것이고, 위 민사 소송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형사 판결문상에 B의 과실이 가볍지 않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었다면, 민사 소송에서 B의 과실 비율이 위 20%보다 더 높게 인정되었을 수도 있다)

혹시 위 사건에서 이전 공급자(B 이전에 A의 집에 가스를 공급한 업자)의 과실은 인정될 수 있을까? 추후 기회가 되면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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