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2030년 천연가스 발전량 비중 목표를 18.8%로 제시했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의 실적치를 보면 22.8%(‘17), 27.1%(‘18), 25.6%(‘19)로 목표를 조기에 그것도 초과하여 달성하였다. 이렇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안전을 위한 원전의 불가피한 정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석탄발전의 축소였다. 에너지전환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 여건을 감안하면 결국 이런 기조는 유지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런데 최근 일각에서는 이제는 석탄 발전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천연가스 발전을 줄이고 원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부 지역의 주민들은 미세먼지 이슈에 주목하면서 천연가스 발전소의 개체나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원자력과 천연가스는 원래 경쟁 상대가 아니었는데, 에너지전환으로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된 반면에 천연가스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설비 측면에서 불필요하게 경쟁이 되고 있다.

천연가스 발전은 4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장점을 가진다. 첫째,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중에서 가장 친환경적이다.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자료에 따르면, 최신 설비를 갖춰도 석탄 발전은 천연가스 발전에 비해 온실가스를 약 2.3배, 미세먼지를 약 6.7배 더 배출한다.

둘째, 천연가스 발전은 여러 발전원 중에서 가장 적은 부지면적을 요구한다. 대규모 안전시설이나 저탄장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전체 소비전력의 0.6%를 생산하는 수도권 소재 한 천연가스 발전소의 부지면적은 잠실야구장 면적의 3/4 수준으로 태양광 발전 부지의 1/72 수준이다.

셋째, 천연가스 발전소는 대도시에도 입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규모 분산 전원이다. 석탄 발전, 원전,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송전시설 갈등은 현재 및 미래에도 골치아픈 문제가 될 것이지만 천연가스 발전은 그렇지 않다. 이런 이유로 서울, 분당, 파주, 위례, 하남, 동탄, 판교 등 수도권 도시에는 어김없이 천연가스 발전소가 입지해 있다.

넷째, 천연가스 발전은 석탄 발전 및 원전에 비해 온배수를 적게 배출하여 해양생태계 보전에도 기여한다. 특히 열 수요가 있는 곳에서는 열 생산 및 공급을 통해 온배수 배출을 더 줄이고 있으며, 대도시에서는 냉각탑을 통해 수증기를 배출함으로써 미세먼지 농도 저감에도 도움을 준다.

요컨대, 천연가스는 장점이 많은 발전원이다.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선진국에서는 석탄 발전 및 원전의 축소로 인한 전력 수급 불안에 대응하면서 완전한 재생에너지 사회로 가기 위한 가교에너지로서 천연가스 발전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천연가스 발전도 단점을 가지고 있다. 석탄 및 우라늄 대비 높은 가격 변동성, 원거리 수입으로 인한 고 비용, 국산품인 석탄 발전기 및 원전과 달리 수입품인 천연가스 발전기, 석탄 발전소 및 원전 대비 절반에 불과한 운영 인력으로 인한 고용 취약성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것들은 해결과 극복의 대상이지 천연가스 발전을 줄여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면서 국가가 계획하고 있는 천연가스 발전의 역할 강화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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