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중국 파이프라인 노선도

[가스신문=양인범 기자] 런던ICIS에 따르면 시베리아 서부지역에서 중국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가즈프롬의 파이프라인 사업이 3월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인 이후 사전투자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가즈프롬 최고경영자 알렉세이 밀러는 푸틴 대통령과의 공식적인 대화에서 “시베리아 2호 또는 알타이노선을 통해 중국에 공급될 물량은 연간 최대 500억 입방미터(bcm)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에 합의된 수량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데, 가즈프롬과 중국의 CNPC는 기본적으로 이 노선에 대해 30bcm/년 계약을 체결했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최대 매장지역은 야말 반도의 서시베리아에 있으며 이미 유럽연합에 공급하고 있다. 이 거대한 매장량을 연결하면 가즈프롬은 가장 높은 가격을 제공하는 시장에 가스를 보낼 수 있는 중요 공급자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수년 동안 자국의 핵심인 유럽 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중국에 이르는 수출 시장을 개척해 왔다. 가즈프롬은 2014년 5월 중국 CNPC와 2018~2020년부터 30년간 ‘시베리아 파워’ 파이프라인(일명 동부노선)을 통해 연간 38bcm을 공급하기로 40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수출물량은 2019년 12월 2일 ‘시베리아 파워’를 통해 공급되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물량이 적었다. 가즈프롬은 12월 파이프라인을 통해 3억2800만bcm를 보냈는데 이는 당초 계획했던 하루 1000만bcm보다 약간 많은 양이다.

물량은 1월 3억1300만bcm, 2월 2억5900만bcm로 감소했다. 가즈프롬은 시베리아 파워를 통한 배송이 2025년에는 연간 380억bcm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즈프롬은 지난해 6월 시베리아 송유관 북동부 치나스루에 추가 가스 공급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LNG로 인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가격 상승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가즈프롬과 CNPC간 협상이 진행 중이며 가즈프롬은 6월 초 ICIS에 “정확한 추가 공급 물량은 아직 명시되지 않았으며 가격 협상은 곧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즈프롬은 2월에 시베리아 파워 2호 파이프라인을 2030년까지 개통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가격 협상은 여전히 까다로울 수 있다.

가즈프롬 최고경영자 알렉세이 밀러는 “중국 파트너와 가격에 합의하면 즉시 파이프라인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러시아의 알타이 지역을 경유해 중국 서부로 진입하는 다른 경로가 고려된 바 있다. 그러나 몽골 횡단 노선은 중국에서의 통행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운송비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일부 가스를 몽골 시장에 보내는 것은 잠재적으로 운송료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경로에 대한 가격협상은 진행될 가능성이 더 높다.

사전투자 단계에는 타당성 조사와 설계·조사 작업의 개발이 포함된다.

가즈프롬의 지도는 시베리아 파워 2호 파이프라인의 예정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 이 파이프라인이 몽골을 횡단해 베이징 서쪽에 있는 중국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수요가 가장 많은 중국 지역으로 물량이 몰릴 것이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도 공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울란바토르는 몽골 인구의 절반이 살고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중 하나다.

몽골은 울란바토르의 심각한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파이프라인을 이용하려 한다. 이 나라는 소련시절부터 크렘린의 영향 아래 있었고,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의 전략적 초점은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목표로 하는 등 동부로 바뀌고 있다. 몽골은 러시아의 새로운 전략에서 이상적인 지정학적 목표가 될 것이다.

이 오래된 특수 관계의 부활은 상호 이익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시베리아 2호 파이프라인의 중계수익은 몽골의 침체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2호는 또한 서부와 동부 시베리아에 있는 러시아의 주요 생산 센터를 연결할 것이며, 러시아 전역 공급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다.

극동노선인 사할린-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톡 파이프라인 증설도 2030년까지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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