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국내 산업용 고압가스관련기업들의 2019년 경영실적은 분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이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까지 떨어진 곳이 더욱 늘어나는 등 그야 말로 고압가스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8년에는 다소 개선된 실적을 보였던 고압가스관련기업들이 지난해에 하향곡선을 그린 것을 보면 경기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 수 있다. 특히 그동안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던 특수가스공급기업들조차 절반 가량 내리막길을 걸었다.
석유화학, 조선, 반도체 등의 기업에 대량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산업용가스메이커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었으나, 중소제조업체에 고압용기 및 초저온용기를 통해 공급하는 고압가스충전업체들은 판매물량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해에도 이처럼 저조한 성적표를 나타냈는데 올해는 더욱 심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법도 하다.
본지는 금융감독원이 전자공시를 통해 발표한 60여개 산업용가스 관련기업들의 2019년도 경영실적을 집계해 봤다. 아울러 산업용가스업계에는 산업가스와 특수가스를 함께 취급하는 곳, 수소와 산업용가스충전을 함께 영위하는 곳 등 1개 분야 이상의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 어느 한 분야의 가스시장의 규모를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고압가스관련분야를 ▲산업용가스제조기업 ▲특수가스공급기업 ▲탄산제조기업 ▲고압용기·초저온저장탱크·엔지니어링 관련기업 ▲수소 및 산업용가스공급기업 등으로 분류, 소개한다.

 

산업용가스제조기업
매출 상승세 꺾여…당기순이익 등도 감소

프렉스에어코리아와의 합병을 완료한 린데코리아(대표 성백석)는 지난해 597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국내 최대의 산업용가스메이커로 등극했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11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대비 6.1% 증가했다.

지난해 맥쿼리PE가 MBK파트너스로부터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새롭게 태어난 대성산업가스(대표 김영준)도 5352억원의 매출을 올려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이 17.0% 늘었다.

지난해 3월 린데코리아의 포항, 대산, 용인 등의 산업용가스플랜트를 IMM 프라이빗에퀴티가 인수하면서 국내 자본의 산업용가스메이커로 출범한 에어퍼스트(대표 이수연)는 179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실적은 지난해 4월 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올린 것으로, 연간으로 보면 이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여수에 대규모 수소제조플랜트를 갖추고 있는 에어리퀴드코리아(대표 기욤코테)는 지난해 28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0.7% 감소했다.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인 에스케이에어가스(대표 김형근)는 지난해 1573억원의 매출과 568억원의 영업이익, 3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대비 각각 28.8%, 51.6%, 44.8%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편 지난 3월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면서 1억원의 기부금을 낸 국내 대표적인 산업용가스메이커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대표 김교영)와 충남 당진의 그린에어(대표 박종화‧김영준)의 경우 지난해 경영실적을 공시하지 않아 집계하지 않았다.

 

특수가스제조 및 공급기업
국내 메이커들 고속성장에 제동 걸린 듯

특수가스제조 및 공급기업들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예전과 다르게 하향곡선을 그리는 곳이 적지않게 늘어나 눈에 띄었다. 그동안 무려 20% 대의 신장률을 기록하던 메이저급 국내 특수가스메이커들의 경영실적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산업의 위축으로 인해 판매량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의 특수가스메이커인 SK머티리얼즈(대표 이용욱)는 지난해 매출액 4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원익머트리얼즈(대표 한우성)도 지난해 221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전년도보다 1.1% 감소했다. 버슘머트리얼즈코리아(대표 유재운)는 199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4.1% 늘었지만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줄었다. 물론 당기순이익이 813억원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이익률을 자랑했다.

일본 칸토덴카쿄교의 삼불화질소(NF₃)를 수입, 판매하는 칸토덴카코리아(대표 코세키 야스시)는 지난해 117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4.4%나 감소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와 냉매, 2차전지 소재 등을 제조하는 후성(대표 송한주‧김용민)도 지난해 매출 2412억원으로 전년대비 10.3% 줄어드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군산공장 외 충북 음성에 고순도 아산화질소플랜트를 가동하는 백광산업(대표 김성훈)은 지난해 168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특수가스업계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기업이 있다. 충북 청주와 보은에 사업장을 둔 티이엠씨(대표 유원양)는 지난해 36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도 182억원에 비해 무려 100.1%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37억원과 당기순이익 30억원을 기록해 각각 159.6% 및 175.1%나 늘어났다.

이밖에 MS머트리얼즈의 실적이 눈에 띈다. 지난해 189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영업이익 61억원, 당기순이익 38억원을 기록해 각각 2174.7%, 655.4%나 급증했다.

한편 충북 청주시 오창의 하나머티리얼즈는 지난해 한솔케미칼(박원환)이 인수, 이번 경영분석에는 제외시켰다. 한솔케미칼은 이 법인의 사명을 솔머티리얼즈로 변경, 향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소 및 산업용가스공급기업
수소업체 제자리걸음…충전소들은 들쭉날쭉

국내 최대의 수소메이커인 덕양(공동대표 이치윤·이현태)은 지난해 357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2%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 311억원, 당기순이익 141억원을 올리는 등 전년대비 각각 39.9%, 23.1%나 신장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소를 공급하는 에스피지케미칼(대표 이성재)은 지난해 166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4.4% 늘어났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각각 5.5%, 8.7%의 증가했다. 에스피지케미칼은 최근 ㈜에스피지수소로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의 수소 및 아세틸렌공급업체인 에스디지(대표 민창기)는 지난해 44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0% 감소했다.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소를 공급하는 에스피지케미칼(대표 이성재)은 지난해 166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4.4% 늘어났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각각 5.5%, 8.7%의 증가했다. 에스피지케미칼은 최근 ㈜에스피지수소로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최대의 수소메이커인 덕양(공동대표 이치윤·이현태)은 지난해 357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2%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 311억원, 당기순이익 141억원을 올리는 등 전년대비 각각 39.9%, 23.1%나 신장했다.

린데코리아의 관계사로 영남지역 최대 규모의 특수가스 및 고압가스충전업체인 PSG(대표 문영만·김정진)은 지난해 64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0.5% 감소했다.

경기도 안산의 아세틸렌를 비롯한 산업용가스 전문공급업체인 태경에코(대표 김민정)는 지난해 609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다.

국내 최대의 산업용가스 공급네트워크를 구축한 MS CORP의 자회인 MS가스(대표 전청민)는 지난해 54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9.4%나 늘었다.

인천과 충남 천안, 전북 군산 등에 특수가스 및 고압가스충전사업장을 둔 대덕가스(대표 윤일재)는 지난해 헬륨사업을 통해 322억원의 매출을 올려 25.1%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수도권 최대의 고압가스충전업체인 삼정가스공업(대표 심승일)는 지난해에도 평년작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는 경기도 화성에 삼정특수가스 및 삼정바이오솔루션을 비롯해 경기도 포천의 삼정산업가스, 충남 공주의 삼정가스화학, 전북 김제의 삼정가스텍 등을 운용하고 있다.

선도산업(대표 이성철)도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 32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9.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더욱 높이 뛰었다. 이밖에 가스켐테크놀로지(대표 조창현), 가스코(대표 이병철), 신일가스(대표 유봉래), 팩슨(대표 고영주), 한국특수가스(대표 서흥남) 등 중견 고압가스충전업체들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 둘쭉날쭉한 경영실적을 나타냈다.

 

탄산제조기업
공급부족 있었지만 영업관리 중점 ‘성과’

지난해 탄산제조기업들은 잇따라 공급부족이 나타나 영업관리에 중점을 둬 타분야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다. 국내 조선사들의 활발한 선박 수주활동에 힘입어 탄산의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 탄산메이커들의 경영실적도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코스피 상장기업인 태경화학(대표 박기환)은 지난해 40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2.1%나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정기총회에서 사명을 태경케미컬(주)로 변경하고 여수지역에서 새로운 원료탄산 공급처을 발굴하는 등 재도약의 기반을 다졌다.

선도화학(대표 민창기)도 지난해 39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6.6% 증가한 데 힘입어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유진화학(대표 배한동)은 지난해 다소 주춤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3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6.7%나 줄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반도체공정용 세정가스로 고순도 탄산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올해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지난해 SK머티리얼즈가 인수한 한유케미칼(대표 김기태)은 놀라운 실적을 내놓았다. 225억원의 매출을 올려 36.5%나 신장됐기 때문이다.

창신화학(대표 배상도)의 경우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을 나타냈으나 당기순이익은 크게 개선됐으며, 신비오켐(대표 유성민)도 소폭이나마 신장했다.

 

용기·저장탱크·엔지니어링 관련기업
고압용기 적자지속, 저장탱크는 활기 가득

선박 소화설비 공급업체인 엔케이(천남주)와 엔케이의 계열사인 이엔케이(대표 이진명)는 지난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같은 계열사인 엔케이텍(대표 이승복) 또한 지난해 매출 412억원으로 전년대비 3.1%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한국HPC(대표 오주환)는 지난해 매출액 140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2.4%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로 적자지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최대의 초저온저장탱크제조업체인 대웅시티(대표 김태섭)는 지난해 23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5.0% 증가했으며, 크리오스(대표 김대성)의 경우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1.0% 감소했다. 이 회사들은 올해 국내 산업용가스메이커로부터 대규모 저장탱크를 수주하는 등 수주잔고가 많아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MS이엔지(대표 최병철)도 지난해 14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3.3%나 신장했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신설되는 수소충전소에 디스펜서 등의 설치가 늘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압력용기제조업체인 한텍(대표 박건종)은 지난해 194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고, 반도체제조용 기기와 장비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버슘머트리얼즈한양기공(대표 임태준)은 지난해 250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6.8% 감소했다.

한편 LPG 및 고압용기용 밸브를 생산, 공급하는 화성밸브와 영도산업은 희비가 엇갈렸다. 화성밸브(대표 장원규‧장성필)는 지난해 681억원의 매출을 올려 2.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영도산업(대표 이광호)은 지난해 29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44.8%나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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