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우리와 같은 고압가스 관련 단체에 헤게모니가 없는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동안 대다수 고압가스단체들이 수익사업을 통해 결속력을 다지기도 했지만 요즘은 수익사업과 관련한 실적도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등 점점 시들해지는 상황입니다. 조합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고압가스 관련 시설에 대한 검사나 시장 안정화를 위해 조합 또는 협회가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합니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지난해 말 발족해 올해부터 본격 출범하게 된 부산경남고압가스협동조합의 김형식 초대이사장(가스텍코리아 대표)은 고압가스 관련 단체에 강한 헤게모니가 없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힌다. 검사업무의 민간이양 등을 통해 단체의 승인을 받아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 같은 헤게모니를 발굴해 조합의 위상을 높이고, 보험공제사업 등 회원들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사업의 확대를 모색하겠다고 덧붙인다.

“올해부터 이사장을 맡아 많은 부담을 안고 있는 터라 무엇보다 조합원사를 찾아 애로점을 듣는 것부터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코로나19로 인해 조합원사를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조합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1966년 상업은행을 거쳐 1973년 부산은행에 입행해 35년 간 은행에서 지점장 등을 역임한 후 3년 간 상장기업인 고려산업에서 상근감사로도 일한 바 있는 金 이사장은 지난 2005년 현재의 가스텍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금융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金 이사장은 현 조합의 전신인 부산경남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의 감사를 맡아 큰 역할을 했으며, 사단법인 눌원문화재단 이사로도 활약했다.

가스분야의 경험이 적어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귀띔하는 金 이사장은 지난 2013년 가스사고 예방 및 가스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공로로 부산시장표창을 받은 데 이어 2019년 부산지역 가스안전 결의 대회에서 가스안전공사 사장표창을 받기도 했다.

“국내 고압가스충전업계에서는 위험물 취급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안전관리비 및 감가상각비는 물론 가스배상책임보험, 자동차보험, 산재보험, 상해보험 등 각종 보험료를 내면서 이를 가스가격에 포함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가스가격을 깎아주는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고압용기 재검사비, 밸브교체비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고 말하는 金 이사장은 특히 가스용기를 배송하는 일은 유류비 외에도 직원들이 힘든 작업을 해야 등 시간과 비용이 상당해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크다고 강조한다.

“고압가스업계 종사자들이 어디를 가나 ‘을’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산업용가스메이커들과의 관계에서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가스를 매입하는 입장이면서도 메이커의 판매담당자들의 눈치를 볼 정도니까요. 가스사용업체에게도 너무 저자세로 응하고 있습니다.”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의 고객인 우리와 같은 고압가스충전사업자들이 스스로 권위를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金 이사장은 최근 일부 고압가스품목의 공급부족 영향으로 인해 오히려 ‘을’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공급자가 주도하는 시장이 아닌 사용자 시장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金 이사장은 이 같은 문제에 충전사업자들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압가스 물량 확보를 위해 일부 사업자들은 저장탱크 및 배관을 무료로 설치해주는 경우가 많은 데 이처럼 지나친 저자세는 경쟁을 촉발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하고 나중에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경쟁자가 많아지기 때문이지요”

적정 마진을 적용, 제값을 받는 시장에서는 경쟁할 확률도 낮아진다는 것을 고압가스사업자들이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金 이사장은 시장 안정화를 위한 사업자들의 인식 전환이 급선무라고 설명한다.

“고압가스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재교육도 활발히 이뤄져야 합니다. 가스안전공사가 실시하는 양성교육 등 법정교육의 경우 가스업체들이 기한을 넘겨 빠트릴 수 있으므로 제때 고지,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가스분야의 전문교육, 안전교육, 비상대응훈련 등 안전과 관련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받아 안전관리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金 이사장은 가스안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조합원에게 좀 더 다가가 애로사항을 경청, 조합원 간 신뢰와 화합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또 지역 내 조합 미가입 업체의 가입을 독려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그동안 부산경남조합을 이끌어 준 역대 이사장들의 업적을 뒤돌아보면서 좋은 것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金 이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경제 위축으로 인해 국내 석유화학, 조선 등의 산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앞으로 더욱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조합은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가 총 8명, 감사 1명 등이 집행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원사 대표자 회의는 매월 첫째 주 화요일에 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놓고 정례회의를 개최합니다.”

金 이사장은 현재 부산경남고압가스조합 내에는 실무자협의회도 구성, 활동하고 있는데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 규제와 관련한 정보공유 및 대응책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별도로 김해지역 충전소 대표자 회의도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만나 해결방안 등에 대해 협의한다고 밝혔다.

“우리 조합은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조합으로 고압가스연합회에 정회원으로 가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연합회의 특별회원으로 가입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아 고압가스연합회도 방문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金 이사장은 국내 고압가스업계의 건실한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앞으로 조합원사의 경쟁력 강화 및 권익 신장을 위한 주제로 강사를 초빙, 강연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조합원 간 친목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고 타 조합 및 협회와도 교류할 것입니다.”

金 이사장은 부산경남지역 내 충전업계의 일체감 조성을 위해 실무자협의회를 두고 조합 전무와 함께 분쟁조정위원회를 가동, 분쟁 발생 시 원만하게 해소하기 위해 노력 한다고 덧붙인다.

“조합원사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경제·사회·문화적 측면의 지위 향상과 업계 종사자들의 복리후생 향상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아울러 가스사고사례를 공유, 사소한 부주의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金 이사장은 현장 상황이 무시되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의 완화 및 철폐를 위해 주력하면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 등에 대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한다.

또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가스안전당국의 정책을 이해하나 업계의 의견 및 애로사항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金 이사장은 실효성·형평성·합리성에 근거한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고압가스시장에서의 가격체계로는 고압가스 자동충전설비 등 시설의 현대화 및 자동화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하지만 자동충전설비 등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므로 관심을 갖고 개선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고압가스시설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는 가스사업자 스스로 수익창출을 위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 金 이사장은 눈으로 확인하고 안전관리수칙을 준수해야 하며, 현장의 안전관리 실행의 의지가 안전성 확보의 핵심적 가치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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