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제주도 LNG보급률을 57%로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시장을 잃게 되는 LPG사업자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정부에 묻고 싶습니다. LPG사업자들은 지난 45년간 제주도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어야 하는 걸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제주도 내에서 대표적인 LPG충전사업자인 (주)천마의 양상현 대표(60)는 공익적인 목적이 큰 LNG도입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는 프로판충전소와 벌크·판매사업자들의 존립과 생계에 대해서도 정부가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PG가 가격경쟁력을 갖춰서 LNG도입을 늦추는 게 필요합니다. 제주도가 발표한 LNG공급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LPG업계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내용을 도내 일간지를 통해 꾸준히 도민들에게 알리고 있죠. 가스배관 투자금이 소비자요금에 포함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양상현 대표는 도시가스 보급이 일정 궤도에 오른 육지는 LNG요금이 LPG보다 싸지만 현재 제주도 시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 배관은 가스공사가 설비해 주지만 요식업소 또는 각 가정으로 들어가는 개별 배관은 소비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LPG는 발열량이 높은 장점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천마는 오래전부터 도심지에 위치한 LPG판매업소에 대해 도심지 외곽으로 이전을 추진, 운영 중입니다. LNG보급이 시작되면서 LPG사업자들의 집단화단지 이전은 더욱 필요해졌습니다. 향후 배송센터 등을 통한 관리비 절감 방안을 찾고 이를 통해 LPG가 LNG와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지자체가 적극 도울 필요가 있으며 당사도 이와 관련된 민원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천마가 소유하고 있는 LPG인프라에 IT 시스템을 적극 도입 중이다. 기존 용기배달에서 소형LPG저장탱크로 시스템이 전환되면서 관리방식도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스잔량 발신기, 계량기 원격검침, 벌크로리 관제시스템 등 IT 기기를 접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투명한 공급체계는 물론 공급자의 원스톱 관리체계 구축 등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그는 말했다. 아울러 유통비용이 절감된 부분은 안전관리 시스템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꾸준히 언급되는 사안이지만 국가에너지 정책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됩니다. 정치논리에 의해서 편향된 에너지 정책은 결국 유사시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만 보더라도 LPG와 LNG를 균형 있게 보급하고 있습니다. LPG는 서민연료로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오히려 잘 사는 지역부터 LNG를 우선 보급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키울 필요가 없습니다. LPG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LNG와 비슷한 지원을 할 경우 에너지복지에서 소외받는 계층이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양상현 대표는 프로판에 이어 자동차용 부탄시장도 너무 급변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속내를 내비쳤다. 제주도가 ‘카본프리아일랜드 계획’을 밝히면서 올해 전기자동차 인센티브 및 인프라 구축에 약 2200여억 원을 투입한다. 제주도가 몇 해 전부터 전기차에 일방적인 지원을 하면서 LPG를 사용하던 렌터카와 택시 소비량이 20%는 감소한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게다가 코로나19까지 겹쳐 판매량 감소는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지자체가 특정 에너지를 지원하면서 LPG사업자들의 재산권이 박탈당하는 부분은 반드시 제도적으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80년 4월에 가스업계에 발을 디딘 후 38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보람이라고 하면 천마가 54년 동안 무사고를 유지하고 있는데 임직원들의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저 역시 안전관리자 및 충전원으로 출발해서 최고 경영자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지난 시간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달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양 대표는 근면과 성실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는 데 목표가 하나 생기면 성취할 때까지 추진하는 성격이다. 이런 부분을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끝으로 그는 LPG수입사와 충전업계, 그리고 판매사업자가 하나로 뭉쳐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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