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일러기사가 콘덴싱보일러를 설치하고 있다. 이런 보일러를 대리점에서는 보조금을 제외하고 시공비용을 포함해 65만원 정도 받는데, 인터넷에서는 30만원대까지 있었다.

[가스신문=양인범 기자] 인터넷을 통해 보일러 설치 주문을 할 때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의 가정용보일러 시장은 과거처럼 동네의 대리점이나 설비시공업자에게 의뢰해 보일러를 교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검색해 시공업체를 선택하는 등 편리해졌다.

이에 따라 N사나 D사와 같은 대형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에 ‘보일러’를 검색하면 순식간에 수십만 건에 달하는 보일러상품이 창에 나오고, 소비자는 가격대를 알 수 있다.

문제는 이 때 나오는 가격대가 정가인지 아닌지를 일반 소비자들은 알기 힘들다.

사진에 나오는 같은 제조사의 같은 모델의 보일러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검색할 경우 가격이 10만원에서 그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유형의 판매자가 굉장히 많아 소비자들의 선택에 혼선을 주고 있다.

또한 인터넷쇼핑몰 구입자의 구매 후기에서도 많은 소비자들은 옵션에 따라 현장에서 추가 요금이 많이 발생한다는 불만을 터뜨렸다.

아래의 표는 한 인터넷 보일러 구매사이트의 보일러 추가 설치 비용 안내 표인데, 이 표에 따르는 모든 부품과 공사를 하게 되면 추가로 드는 비용이 상당히 클 수 있다. <표 참조>

가격을 명시하는 것은 인터넷 쇼핑에서 자율 경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설치 후에 발생하곤 한다.

전국보일러설비협회에도 인터넷으로 보일러를 설치한 뒤 고장이 나서 항의하려 해도 설치업자가 연락이 되지 않아 협회에 A/S에 대한 문의가 자주 온다고 한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보일러 시공을 하는 많은 업자들이 신규 설치나 교체에만 바빠 A/S를 등한시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보일러 시공을 오랫동안 한 베테랑 업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설치를 한 가정에 A/S를 하러 가면 배관이나 시공이 잘못된 사례를 많이 발견한다고 얘기한다. 이는 제대로 된 교육이나 자격없이 시공을 하는 사업자가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문제는 결국 포탈에서 최저가가 우선 노출되는 시스템에 따라 추가 비용을 뺀 보일러 원가만을 허위로 올려 가격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포탈 시스템 문제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제조사들도 이런 문제점을 알기에 일부 회사에서는 자사 홈페이지에 따로 보일러 구매 시 기본설치비를 포함한 예상 금액을 명시해 놓아 고객들이 이를 토대로 구매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전국보일러설비협회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보일러 주문과 시공은 점점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기에 허위 상품을 걸러내는 필터링 작업이 필요하다”며 “향후 앱을 통한 자격이 있는 시공업자를 검색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