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22년까지 13조원 규모 투자를 통해 녹색 인프라와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을 목표로 ‘그린 뉴딜’ 정책을 시행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지원자로 보여 온 환경단체들이 비판적이다.

이들은 유럽연합(EU)도 탄소세 도입 이후 2050년경에나 가능하다는 탄소순(純) 배출량 ‘제로’(net zero)‘대책 시행 등 과감한 정책전환을 요구한다. 물론 신재생 에너지 확대 등 기존정책 강화는 당연한 것이다. 사실 올해 3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사태는 유례없는 불황과 함께 국제에너지시장도 급변시켰다.

4월 미국 서부텍사스(WTI)유의 선물가격이 –40달러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바로 원유가격 급상승이 지속되었다. 지난 6월 초순에는 40달러를 넘었으나 코로나사태 2차 대확산의 우려 때문에 다시 30달러 후반대로 하향 조정되었다.

이와 함께 에너지부문 투자 감소가 지속되어 미래시장 안정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에너지부문 투자는 1.5조 달러 수준으로 전년대비 19.6% 감소하여 역대 최고 연간 하락폭을 보일 것이라 한다. 특히 석유, 가스 등 공급부문 투자는 30% 급감할 것이란다. 석유・가스공급부문 투자가 2020년 수준에 머무를 경우, 2025년에는 석유 공급이 900만배럴/일, 가스공급이 연간 2400억㎥ 감소하는 등 수급 불균형이 예상된다.

그런데 지금 전문가들은 석유-가스 상류부문(E&P) 투자가 단위투자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폭(32%)으로 감축된 점에 주목한다. 전력과 신재생부문 투자보다 훨씬 가파르다. 이에 본격적인 에너지전환, 혹은 화석연료시대 종말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된다. 이번 코로나사태가 화석연료시대 종말을 앞당길 것인가?

여기서 세계가스수급여건을 살펴보면, 올해 소비는 작년 대비 약 4% 감소할 것으로 국제에너지기구는 예측하고 있다. 이런 예측은 전년 대비 40% 수준 감소가 예상되는 석유에 비해서는 양호한 것이지만,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로서는 사상 최대 연간 수요 감축이다.

세계 가스수요 감소는 주로 선진국, 특히 신재생 전력 증가세를 지속한 유럽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세계 가스수요는 대략 2025년까지 연 750억㎥ 수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세계 천연가스수요는 2020년대 말까지 매년 0.9% 소폭 증가하나 그 이후에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대비 경쟁력 약화로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1차에너지 믹스에서 차지하는 가스비중은 2018년 24.7%에서 2040년 23.8%로 감소할 것 같다. 특히 발전부문 가스비중은 2018년 24.2%에서 2040년 14.4%로 빠르게 감소할 것 같다. 이는 청정발전으로서의 가스의 장점이 에너지전환과정에서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가스발전 청정화 기술혁신과 함께 수송, 소형 열수요처 등에서 가스수요 개발 노력의 강화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탈원전정책 지속으로 2034년 신재생발전 비중 40%를 고수하고 원전비중을 10% 이하로 낮추는 것이 ‘그린 뉴딜’정책의 기반이다.

석탄발전 역시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 이에 따라 2020~34년 기간 중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10GW규모 LNG발전이 증설되어야 한다. 더욱이 신재생설비의 90%가 매일 시간대별 출력변동이 심한 특성을 가진다. 이런 여건 아래서 가스발전이 전력의 안정적·경제적 수급과 온실가스물질 배출 절감이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세계 가스산업 여건 분석과 전망에 의하면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LNG발전을 우리 같이 무작정 증설하는 국가는 지금 없는 것 같다. 그것도 신재생을 위해서. 이런 사실을 직시하고, 보완대책을 요구할 가스분야 지도자가 있을까? 청정연료(?)인 가스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세상모르는 짓이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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