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지방은 도시가스 공급이 지속되고 마을단위·군단위 LPG배관망사업도 확대돼 LPG판매사업자는 설자리가 없습니다. 도심지를 벗어난 곳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 가스인프라를 갖추는 게 맞는지 묻고 싶습니다. 소중한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전라남도가스판매업협동조합 한상현(60) 이사장은 지난 4월 16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3선에 성공했다. 앞으로 4년 간 다시 전남조합을 이끌게 된 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LPG판매업의 현실이 어렵지만 과거 연탄산업이 몰락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젊은 층은 경제활동을 위해 도심지로 대부분 전출했습니다. 현재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수십억원에서 백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LPG배관망을 갖추려는 지역은 앞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듭니다. 게다가 시골 가정도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인덕션으로 교체하는 추세여서 실제 가스사용량은 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한상현 이사장은 다양한 요인이 겹치면서 한 세대당 일 년에 20kg용기 1~2통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어르신들이 대부분 마을회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가구별 가스사용량은 더 감소한다는 것. 앞으로 노인들이 돌아가시면 해당 집은 폐가가 되는 현실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도시가스와 LPG배관망을 설치하는 건 ‘정치적인 쇼’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LPG판매업소의 준공영화를 위해 임기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자체 정책으로 인해 LPG판매업이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도시가스나 LPG배관망의 혜택을 입지 않는 지역의 주민은 더욱 큰 역차별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판매사업자 입장에서는 판매량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인상할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 이사장은 서민들의 복지 차원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 버스를 공영제로 운영하는 것처럼 LPG판매업소도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LPG판매사업자들을 고용하면 일자리 유지와 LPG가격 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조합은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 신안군청과 TF를 구성해 지역의 21개 판매업소를 폐업보상하고 세 군데 물류기지를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에서 보상금을 받기 위해 주변에 신규 허가가 발생하면서 흐지부지되면서 현재는 모두 중단 됐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호소했다.

“만약 LPG판매업 폐업보상이 성사되면 해당 지역은 신규허가를 금지시키는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완도군 금당면의 예를 들면 마을단위 LPG배관망 사업으로 인해 LPG판매업소는 판매량이 뚝 떨어졌습니다. 과거에는 하루 7~8개를 배달했으나 이제는 1~2개에 그치고 있죠. 완도군은 4~5년 전 지자체 예산으로 LPG판매업소를 짓고 기존 판매소를 이전한 바 있습니다. 월 지원금을 주면서 공영화해서 운영 중으로 판매사업자는 월급을 받아가는 방식이죠. 타 지자체에서도 이를 적극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한상현 이사장은 마을단위 LPG배관망 가스공급자로 선정되기 위해 입찰해도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스공급 단가가 너무 낮아서 판매업자는 월급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가스공급자로 낙찰 받아도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가격을 하향조정하는 건 문제라고 그는 강조했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를 나중에 등장시키면서 추가적으로 가격을 낮게 형성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싼가격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게 중요하지만 가스공급자들의 수익도 보존하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지역에서는 가스 타이머콕 보급사업을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무안군은 5년 계획으로 작년 3,300세대, 올해 3,300세대에 지원 이 진행됩니다. 타이머콕은 가스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만큼 LPG판매사업자들은 수익을 떠나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다만 타이머콕 업체별로 경쟁하는 구조가 아닌 게 너무 아쉽습니다.”

한상현 이사장은 지난 4월 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한국LPG가스판매협회중앙회) 회장선거에 출마했으나 당선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차기 회장 선거에 다시 출마할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오랜 시간 연합회 업무를 추진해 온만큼 업계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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