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상 열 편집국장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코로나19가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예부터 두려움의 존재를 빗대어 말할 때 호환마마(虎患媽媽)라는 관용어구를 써 왔는데 여기서 호환은 호랑이에 대한 공포를 뜻하며, 마마는 제1급 법정전염병인 천연두를 지칭한다.

본디 마마는 벼슬아치의 첩을 높여 부르는 말로, 왕을 부를 때 상감마마라고 부르는 것처럼 극존칭이다. 마마라는 이름이 천연두에 붙은 이유는 그만큼 무서웠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 시대 후기에는 천연두에 대한 대처방안이 없어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였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천연두를 피하고자 높여 부르면 피할 수 있을까 하여 마마라는 존칭으로 불렀다고 한다.

의학이 발달한 요즘에 코로나19가 무섭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몸이 아플 수 있는 것 외에 사람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제약시켜 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19를 슬기롭게 대처해가는 우리나라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는데 그것은 아마도 곤두박질치는 글로벌경기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심각한 경기상황에 국내 고압가스충전업계도 판매량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압가스충전업계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업체에 따라 가스판매량이 10~30%나 감소했다고 넋두리를 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탄산의 품귀현상까지 발생하면서 고압가스충전업체의 영업담당자들이 가스판매를 위한 영업보다 매입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아르곤 수급도 원활치 않아 고압가스업계는 그야말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고압가스충전업체는 이러한 틈을 타서 가격경쟁을 통해 물량을 확대하는 등 소모적인 경쟁을 일삼고 있다. 무분별한 경쟁을 할 경우 가격이 하락, 경영난에 봉착하는 등 악순환의 고리를 영원히 끊지 못할 수 있다.

이 같은 고압가스충전업계의 암울한 현실은 조합회의를 지켜보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권익 보호라는 공동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자리에 앉아 회의하는 조합원들은 서로 반목하기 일쑤고 때로는 비조합원의 편을 들기도 해 그야말로 할 말을 잃을 정도다.

같은 배를 탄 조합원들이 누구편을 드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조합원들이 태도를 분명하게 해야 시장이 바로 설 수 있지 않은가.

자사의 이익만 생각한 나머지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구분하지 않고 사업을 하는 조합원들은 자가당착에 빠져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몇몇 조합원 가운데 물의를 일으키는 비조합원들에게 원료액체가스를 공급하면서 비조합원을 두둔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가운데 회비만 내고 조합회의에는 얼굴도 비추지 않은 조합원이 있다. 회비를 내는 것으로 면피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 통하는 등 이를 용인하는 조합 측의 판단도 매우 아쉽다.

언뜻 보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기본과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때그때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압가스업계의 발전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과연 조합회의 때 조합원들의 권익 신장에 부합되는 주제로 논의하는지 살펴보고 이에 반하는 의견이나 행동은 처음부터 삼가야 할 것이다.

조합원들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반드시 잘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조합원 자신부터 신뢰를 쌓고 유지해나가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가령 조합원 A로부터 가스를 공급받은 비조합원이 또 다른 조합원 B를 공략할 때 그동안 조합원 A는 거래 관계에 있는 비조합원의 편에 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앞으로는 조합원 B의 편에 서는 용기 있는 조합원 A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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