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최인영 기자] 대용량의 수소를 장거리 운송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소운반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암모니아에서 고순도의 수소를 추출해 전력을 발생시키는 기술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조영석·윤창원 박사팀은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동시에 정제하는 고효율 수소추출기를 개발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해하는 촉매와 이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분리막 소재를 개발했다. 촉매와 분리막 소재를 결합해 암모니아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과 분리막으로 고순도의 수소를 분리해내는 추출기를 만든 것이다. 이 기술은 고순도의 수소를 연속 생산할 수 있으며, 수소 정체장치를 별도로 갖추지 않아도 연료전지와 직접 연계해 소형 전력발생장치에 적용할 수 있다.

암모니아 분해반응과 수소 분리 기술은 분해 반응온도를 550℃에서 450℃까지 낮출 수 있어 에너지 소비절감과 수소생산 속도 향상(기존 대비 2배)시킬 수 있다. 자체 개발한 분리막은 PSA(Pressure Swing Adsorption) 공정과 같은 값비싼 분리공정 없이도 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재생에너지 기반의 글로벌 청정에너지 공급망 확산이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지만 재생전력을

전기형태로 장거리 이송하는데는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같은 제약요인으로 인해 잉여 재생전력을 수소형태로 변환하고, 생산한 수소를 원하는 곳까지 운반하는 기술개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기체형태의 수소는 단위부피에 저장할 수 있는 양이 작아 한 번에 많은 양의 수소를 운송하기 어려웠다. 이를 극복하는 전략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의 이송방법과 유사하게 액상형태의 화합물을 수소운반체로 활용하는 방법이 대두되고 있다.

액상 암모니아는 액체수소보다 같은 부피로 1.5배 정도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부피대비 수소저장밀도 108kg-H2/m3)할 수 있다. 또 수소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천연가스 개질방식과는 달리 암모니아는 분해과정에서 수소와 질소만 생성해 친환경적이다.

암모니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암모니아에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전지와 연계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이에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배출없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 추출·정체 원천기술을 개발, 국내 대용량 수소공급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KIST 조영석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없는 수소파워팩을 개발해 드론택시, 무인비행기, 선박 등 이동수단에 적용하는 후속연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암모니아 운반선을 이용한 대륙 간 운반으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활용하는 저장, 운송 인프라는 세계 곳곳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연구진의 기술이 이러한 인프라에도 활용된다면 수소경제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분리막 분야 권위지로 평가받는 ‘Jonal of Membrane Science’에 지난달 26일 온라인 게재됐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