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시작된 탄산의 품귀현상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요즘 고압가스업계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고압가스충전소 구매담당자들은 탄산 매입을 위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메이커에 전화하는 등 전쟁 같은 날을 보낸다고 한다.

탄산은 산소, 질소 등의 에어가스와 달리 전기 스위치만 켜면 펑펑 생산해낼 수 없다. 정유 및 석유화학제조공정에서 얻어지기 때문에 석유화학플랜트의 가동률에 따라 발생량이 좌지우지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유가 하락에 이은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감소로 인해 현재 국내 석유화학플랜트의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친다고 하니 탄산의 공급부족사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탄산제조업체들 또한 탄산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그 특성상 불가항력적이어서 현재와 같은 공급부족사태를 시장에만 맡겨 놓아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탄산 부족으로 전국의 산업현장에서 아우성을 치는 마당에 가격이 좋은 드라이아이스의 수요처들이 탄산을 흡수해가고 있어 수급대란을 가속화한다는 지적도 많다.

탄산 파동이 더욱 심각해져 공급이 중단되면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국가 경제를 이끄는 기간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는 것은 불 보듯 빤한 일이다. 이럴 때는 정부가 나서 수급관리를 해야 한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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