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양인범 기자] 송파구 사랑의 집 꾸미기 사업을 맡고 있는 김호 대표(66)는 20년 넘게 저소득층, 독거노인, 장애인, 차상위 계층 등에게 무료로 봉사하고 있다.

송파구민회관 건물 지하 1층에 작은 창고 겸용으로 쓰이고 있는 사무실은 방충망, 도배장판, 보일러, 수도배관 설비 및 부품으로 가득했다.

인터뷰 당일 오전에도 마천동의 독거노인 가구를 방문한 김 대표는 방충망 설치를 위한 견적을 내고 왔다.

“송파구 사랑의 집 꾸미기는 송파구 복지정책과에서 예산을 편성해 구의회에 상정한 뒤 그 지원금으로 취약계층에게 필요한 물품을 삽니다. 평일에는 혼자서 시공을 하지만, 주말에는 송파구 자원봉사센터에 소속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소속으로 일을 했지만, 현재는 송파구 관내에서만 이 사업을 하고 있다.

“독거노인이나 혼자 사는 장애인은 경제 사정이 좋지 않고 몸이 불편해 거의 모든 주택의 시설과 기기가 노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방충망 하나의 재료값만 해도 5~6만원이고, 보일러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이 사업은 취약계층의 주택 거의 모든 시설에 대한 수리를 목표로 합니다.”

이 봉사를 통해 2017년까지 1년에 100여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한 김 대표는 17년 하반기부터는 연평균 40여 가구에 봉사하고 있다.

“17년까지는 서전봉사회(서울 전문가 봉사회)라는 모임을 통해 서울시 전체에서 봉사를 했지만, 여러 사정이 겹치고 회원들이 힘들어지면서 지금은 송파구에서만 합니다. 송파구에서는 박경래 구의원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소위 말하는 강남3구에 속하는 송파구에도 취약계층이 많다고 설명했다.

“강남·서초·송파구를 한국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말하지만 독거노인, 혼자 사는 장애인 가구들이 있기에 복지 사각지대는 항상 존재합니다.”

김 대표는 봉사활동 외에도 전국보일러설비협회에서 온수·온돌기능사 자격증 교육도 함께 한다. 강의는 일반 사설학원의 1/3 정도의 가격으로 진행한다.

“예전에 길동, 대림동 사설학원에서 자격증 교육을 했는데 보일러설비협회에서 봉사 차원으로 저렴한 가격에 교육을 부탁해 8년째 하고 있습니다. 다만 1년에 3~4회에 걸쳐 하기에 큰 부담은 없습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 봉사에 전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의 답은 간단했다.

“20여년 전에 인테리어사업을 하다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 때부터 봉사를 많이 하기 시작했는데, 이 일을 하면서 행복과 건강을 얻었습니다.”

김 대표는 태안에 기름 유출이 일어났을 때에도 다섯번이나 봉사자들을 인솔해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토록 많은 봉사를 하는 데도 김 대표는 별다른 명예에 대한 욕심도 없었다.

“봉사를 한 후 듣는 고맙다는 말 한 마디가 저에게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