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LNG탱크컨테이너가 중국 청도항에 도착해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아직은 미약한 단계 가스 수출국 기대 커져

[가스신문=유재준 기자] LNG산업은 설비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장치산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비용을 감축시키는 만큼 소규모의 LNG를 다루는 소형 LNG(SSLNG, Small Scale LNG)는 입지가 좁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환경규제와 타 연료 대비 향상된 경제성, 지리적 여건 등으로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소형 LNG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벙커링을 포함한 수송분야가 소형 LNG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 LNG시장은 2017년 기준 연간 2억8500만톤으로 매년 4%씩 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시장은 설계와 건설, 운영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기화터미널과 가스관 등 대규모 LNG수입과 유통 플랜트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그 수혜범위 밖에 있는 소비자들은 가스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다.

이들을 위한 대안이 대규모 투자와 긴 시간이 필요없는 소형 LNG(SSLNG)이다. 그 핵심 메커니즘은 ISO 탱크 컨테이너에 LNG를 담아 필요한 장소까지 운반해 소비자에게 소량으로 나눠 판매하는 것이다. 별도의 대형 기화터미널도 가스관도 필요없다.

수입업자는 액화가스를 기화하지 않고 액체 상태 그대로 조금씩 나누기만 해서 최종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지금은 아직 미성숙 단계라 규모가 작지만 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연평균 10% 이상으로 전체 가스시장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 될 전망이다.

소형 LNG(SSLNG)는 액화기지, 인수기지, 선박 등 LNG관련 설비의 규모가 작은 것을 의미한다. 소형 LNG의 기준은 0.05~100만톤/년 규모의 액화기지·인수기지·수입량이며 3만CBM 규모의 LNG선박 용량이다. 구성요소는 ISO탱크, 탱크로리 등이며 주요 시장은 LNG벙커링, 발전 및 산업용 석유대체수요, 도서 및 배관망 미공급지역이다.

최근 여러 기관들이 소형 LNG의 잠재력을 소개하고 있다.

IEA와 우드 매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50~70/bbl인 반면 LNG가격은 약세였던 덕분에 소형 LNG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발전 및 산업용 석유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EA는 인프라 특히 액화기지 또는 인수기지의 탱크로리 설비 구축 정도에 따라 소형 LNG 비용이 $2.5~8.5/MMBtu 편차가 있으나 2018년 국제유가 $70/bbl(평균)을 기준으로 소형 LNG가 발전 또는 산업부문의 석유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드 매킨지는 소형 LNG가 발전용 석유를 대체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도서지역과 낙후 지역 등 다수의 소규모 전력시장은 주로 디젤을 발전연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연료를 전환해 $9/MMBtu 이상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다만 이런 소형 LNG의 가격경쟁력은 최대한 비용을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없이는 불가능하다. IEA와 우드 매킨지의 소형 LNG비용 편차는 $2.5~8.5/MMBtu와 $3.8~11.5/MMBtu로 인수기지의 규모, 선박크기, 환적여부 등에 따라 편차가 생기지만 핵심은 비용 최소화를 통해 가격경쟁력 확보가 선결돼야 소형 LNG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이슬비 연구원은 “소형 LNG시장은 아직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규모를 추정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기관별로 편차는 있지만 IGU는 2020년 3000만톤, Engie와 PwC는 각각 2030년 7500만~9500만톤, 1억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관 미공급 지역에도 공급 가능

소형 LNG의 용도는 크게 세가지이다.

첫째, 가스관이 연결되지 않는 고립지역에 대한 공급용이다. 중국, 인도처럼 광활한 땅에는 가스관을 설치하기 힘들거니와 설치한다 하더라도 가스관 사이의 지역이 워낙 넓어 결국 LNG를 마치 LPG처럼 소형으로 나눠 배달해야 한다.

우리나라 다도해처럼 수 많은 섬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도 마찬가지이며 게다가 중국, 인도, 동남아는 가스수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지역으로 심지어 가스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내수증가로 인해 수출을 줄이고 있으며 곧 순수입국으로 전환할 상황이다.

또한 석탄을 이용한 지역열병합발전소들이 보다 청정하고 값도 저렴해지고 있는 가스연료로 전환하고 있다. 전력망도 가스망도 없는 중국, 인도, 동남아의 각 지역발전소에 필요한 소규모 천연가스는 소형LNG사업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장거리 주행용 대형버스와 트럭의 연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가스 버스가 운행되고 있고 LNG트럭도 다양한 기술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유럽에는 4천여대의 트럭, 미국에는 1만여대, 중국에는 무려 20만대 이상의 트럭과 버스가 LNG로 주행하고 있다.

지금은 지역발전소에 비해 수요가 적지만 머지않아 초과할 전망이다. 프랑스의 글로벌 에너지기업 Engie는 2030년 지역발전 수요는 연간 최대 2500만톤까지 늘어나지만 대형차량 수요는 최대 4천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소형 LNG수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셋째, 선박용 LNG벙커링 수요도 기대된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된 세계해사기구 선박연료의 황함유 비중기준 강화로 인해 벙커C유에서 LNG로 연료를 전환하는 선박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 선박회사 DNV GL에 따르면 LNG연료추진 선박이 2018년 118대지만 123대의 수주 예약이 이행될 경우 2024년에는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통계에서 제외된 컨테이너선, LNG탱크선, 근해용 선박들까지 포함될 경우 그 수요는 두 배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LNG연료추진 선박에 대한 LNG충전방식 중 트럭에서 배로, 배에서 배로 하는 경우는 ISO탱크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형 LNG시장의 성장은 한국이 가스 수출국으로 떠오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지적이다.

2017년 기준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소형 LNG의 약 54%가 거래되고 있으며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 물류의 중심지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현재로는 중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트럭이 운행되고 있고 2025년까지 약 3000개의 가스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내에서도 소형 LNG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 한국과 가까운 중북 북부지역이다. 중국 정부는 이 지역에서 석탄을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동절기 가스공급 부족문제를 LNG인프라가 발달한 남부지역의 LNG를 탱크 컨테이너를 통해 수송해 해결하고 있다.

중국 에너지국은 이를 ‘남기북상’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그 첫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 2018년 11월 CNOOC가 130개의 LNG 탱크 컨테이너를 남부 하이난 양푸항에서 선적하여 산동성 롱커우항과 랴오닝성 진저우항에 하역한 사례이다.

그러나 중국 남부지역 가스로는 부족할 뿐만 아니라 거리도 멀다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80개 이상의 LNG탱크가 있고 민간기업들이 직도입을 확대해 LNG탱크 수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 북부지역까지 하이난에서는 9일 걸리지만 우리나라 인천에서는 하루면 충분하다. 이 시장을 노리는 일본에서는 2~3일, 캐나다에서는 15~30일이 걸려 우리나라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 백령도 LNG위성기지내 천연가스 디젤 혼소 분산형 발전시스템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가스기술공사, 이동형 LNG 액화플랜트 패키지 개발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컨테이너 타입의 이동형 LNG 액화플랜트 엔지니어링 패키지 및 실증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이동형 LNG 액화플랜트는 ‘스틱 빌트’ 타입의 플랜트와는 달리 쉽게 이동이 가능한 형태로 하루 15톤의 액화천연가스 생산이 가능하며 소형가스전 개발 및 소형 발전설비 등에 사용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플랜트를 확장설치해 LNG생산용량을 쉽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동형 LNG 액화플랜트는 산업통상자원부 엔지니어링핵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가스기술공사가 액화공정 설계를 담당하였고 중소기업체인 성일엔케어를 주관으로 동화엔텍, 한국생산기술연구원(동남지역본부), 가스안전공사, GS건설과 같은 연구소, 중소기업, 대기업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성공적으로 연구과제를 수행했으며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돼 경쟁력도 갖추었다.

가스기술공사 가스기술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환경문제 발생으로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청정연료인 천연가스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 에너지공급을 하기 위한 이동형 LNG 플랜트 기술개발의 수요증가를 예상해 2016년부터 LNG 액화공정 기술개발에 힘써왔다”고 밝혔다.

개발된 LNG 액화플랜트는 천연가스 액화충전소, 스마트 콜드체인 등에 적용이 가능하고 인도네시아 등의 소형 가스전 개발에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국내 및 이란,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과 문의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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