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패턴과 소비 변화, 인력 채용 등 전방위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 발 파급력이 워낙 커 가스산업에도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LPG업계가 겪고 있는 상황과 해결과제에 대해 조명해 본다.
▲ 코로나19로 LPG시설 점검에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소형저장탱크에 설치한 가스잔량 발신기로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설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업계에 미친 영향

코로나19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요식업소에 LPG를 공급하는 사업자들도 도미노처럼 수요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시내의 요식업소를 대상으로 한 LPG사용량이 크게 줄었고 가정집은 그나마 영향이 적은 실정이다. 수도권을 비롯해 LPG사업자들은 대체적으로 20~30%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람들의 이동이 줄면서 수송용 소비량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부탄충전소 사업자들은 판매량이 20%는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상반기 수송용 부탄 판매량은 132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 149만4000톤보다 11.6% 감소했다.

경기도의 한 벌크사업자는 “산업체를 대상으로 LPG공급을 많이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가스요금 수금이 지연되고 있다”며 “자금이 연쇄적으로 막혀 있기 때문에 LPG소비처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저장탱크를 통해 다중이용시설에 가스를 공급하던 사업자들은 당장 큰 어려움에 빠졌다. 코로나19로 지방의 리조트 등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이들 시설을 대상으로 한 LPG공급도 멈춰섰다. 다만 틈새시장으로 LPG소비가 늘어나는 영역도 있다. 시민들이 외출을 줄이고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배달음식업소들의 LPG사용량은 늘고 있다. 또한 병원과 요양원의 침상 세탁 업무가 증가하면서 의료용 세탁소의 LPG사용량도 다소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로 절대 다수의 LPG사업자들은 코로나로 인해 수요 감소라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의 감염이 좀처럼 줄지 않는 가운데 LPG수입사들도 피해를 막고자 근무환경을 변화하고 있다. E1은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지난 3월 한 달간은 8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거나 기존처럼 9시에 출근 후 6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좀처럼 코로나19가 줄지 않자 팀별로 재택근무를 잠시 도입했다.

SK가스는 빌딩 내 감염자는 다행히 없는 상황에서 임신한 직원이라든지 육아로 인해 일손이 필요한 가정, 멀리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원 등은 선별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SK가스 역시 상황에 따라서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시설점검 등 어려움 봉착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LPG공급자는 물론 도시가스회사들도 안전점검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안전점검의 한시적 유예 등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자율점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LPG수요자들은 감염병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대면을 기피하고 있다. 가스공급자는 안전점검 등 법적 의무를 이행하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감염병이 전례 없는 사태이기에 관련 규정이나 대응지침이 없어 현장의 혼란이 크다.

LPG충전소는 가뜩이나 자동차가 줄어 경영난을 겪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제도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0년 이후 LPG자동차 등록대수가 감소하고 전기·수소차로의 급속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자동차 연비 향상, 인건비 상승, 3D업종 기피 현상에 의한 구인난 등 LPG충전소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휴업·폐업 충전소가 증가하고 있다.

도산 위기에 몰렸던 주유소는 셀프로 전환하여 주유소 운영을 지속하고 있지만 LPG충전소는 셀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선택의 여지없이 휴·폐업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LPG자동차 충전소도 셀프충전을 허용, 휴·폐업을 최소화하고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 LPG충전업계는 셀프충전 도입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PG업계의 변화

먼저 LPG수입사는 비대면 추세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먼저 E1은 기존 오프라인 행사 위주의 고객 소통 방식을 비대면 채널인 유튜브로 전환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E1은 지난 6월 LPG 전문 유튜브 채널 ‘오렌지 테레비’를 개설하고 두 달 만인 8월에 누적 구독자 2만명을 넘어섰다. 아울러 광고 없이 영상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했다. E1 ‘오렌지 테레비’는 기존 기업의 자사 홍보 유튜브 채널과 달리 유명 크리에이터와 협업하여 LPG자동차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재미를 전달했다.

SK가스는 LPG충전소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SK가스 에코가드(Eco Guard)’라는 자체 방역 인증 시스템을 구축해 코로나 시대 이후를 준비한다. SK가스 LPG충전소를 대상으로 고객들이 지나갈 수 있는 충전장과 화장실 방역을 실시한다. 충전소 방역 안전 수칙을 배포하고 직원 교육을 병행, 방역 체계의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차량 오존 살균과 같은 프리미엄 방역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고객들이 안심하고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LPG충전소의 주요 고객인 택시를 대상으로 내부 살균 소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LPG충전소 자체의 방역을 통해 충전소를 이용하는 고객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LPG차량을 이용하는 최종 소비자까지도 안심할 수 있는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LPG사업자들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와 함께 LP가스 사용자를 위한 ‘코로나19 가스안전 캠페인’ 홍보활동에 시동을 걸렸다. 한국LPG판매협회중앙회는 우리집 가스시설 자율점검요령 동영상을 유튜브(youtu.be/CtN6UsrjB0w)에 업로드했다. 동영상에는 가스배관이나 가스레인지, 가스보일러의 연결호스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비눗물 점검 요령과 휴즈콕의 고정·작동 여부 확인 등도 소개했다.

 

해결과제

코로나19 시대를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과연 효과를 거둘지가 관건이다. LPG수입사는 유튜브 채널을 비롯해 충전소 안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과연 이 같은 홍보수단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만큼 어필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LPG연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소비패턴의 변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실제 LPG업계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LPG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LPG자동차 등록대수는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LPG충전소의 셀프충전도 국회 입법과정에서 계류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유소야 셀프방식이 일반화됐고 안전성도 크게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LPG의 셀프충전은 혹시 모를 사고 등으로 여전히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셀프충전의 안전성 확보 방법 등을 사전에 안내하면서 제도 도입에 박차를 가할 필요도 있다. 비대면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벌크사업자들은 원격으로 계량기 검침 또는 소형저장탱크 가스잔량 발신기의 선호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감염병을 방지하고자 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즉 비대면 산업 육성 및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입법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점검이 어려워지는 LPG시설을 중심으로 정부가 나서 도움을 줘야 한다. 예를 들어 충북 청주시 흥덕구청은 사회복지시설인 경로당의 가스시설 안전점검을 한국가스시설안전관리원에 의뢰해 경로당 138개소에 대하여 안전점검을 완료한 바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도 자신들의 LPG시설에 관심을 갖고 안전점검을 할 수 있도록 안전점검표, 현장 점검 요령 등을 안내해야 한다. 이는 기존 가스공급자가 수행하는 점검과 함께 사고를 감소하는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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