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sumer Report에서 ‘Gas Furnaces’를 검색한 화면(출처 – https://www.consumerreports.org)

[가스신문=양인범 기자] 국내 가스업계는 80~90년대를 거치며 커다란 발전을 거듭해왔으나 2000년대 이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내수시장의 포화와 전세계적인 탈탄소화 경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기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레인지, 전기난로, 히트펌프 등의 보급이 커졌고 가스연소기기 업계는 가정용 가스보일러 시장을 제외하면 10여년 전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가스기기제조사들을 한번에 소개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베이스 혹은 홈페이지를 구축하면 가스기기가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각 기업들이 큰 돈을 쓰지 않고 빠른 홍보와 해외 제품과의 비교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브랜드에서 밀리는 국내 업체들

현재 국내에는 40여개 이상의 산업용보일러제조사, 6개 이상의 가정용보일러 제조사, 가스버너, 가스레인지 등 기타 가스연소기기 관련 제조사들이 있다.

이들 연소기기업체들은 모두 각자의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가정용보일러제조사들은 자세한 홍보와 소개를 하고 있지만, 산업용 연소기기업체들은 인력과 인지도 부족으로 기업 제품 소개가 어려워 일반 고객들의 접근과 인식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는 국내 가스기기 업계가 여전히 B2B 시장으로 움직이는 여건과 관련이 있다. 산업용보일러·버너 제조사들은 고객들 대부분이 공장이나 생산에 필요한 기기를 구매하려는 것인데, 이런 경우 영업의 역할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문제는 국내 가스기기 제품의 성능이 해외 제품과 비교해 좋은 성능을 지녔다고 해도, 신규 고객들은 기존의 관행이나 브랜드 높은 거래처만을 우선으로 하기에 경쟁에서 밀려나는 형국이다.

예를 들어 국내 한 대기업의 중국공장에서 가스버너를 사용하는데, 국내 버너 제조사가 판매를 하려 했지만 그 대기업은 결국 유럽 제품을 선택했다.

이후 유럽산 버너가 고장이 났지만, 유럽 제조사는 A/S를 하는 데만 3~4개월이 걸리고 거액의 추가비용을 요구하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은 결국 국내 가스버너 제조사와 연락해 그 회사의 제품으로 버너를 교체한 일이 있었다.

국내 가스기기업체들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기존의 브랜드에 밀렸던 사례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미국선 구매가이드·유형별 안내도

미국의 소비자리포트(Consumer Reports)는 1936년에 설립된 비영리사단법인이다. 이 법인은 소비자가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 품질 또는 진위 여부를 측정해 모든 상품에 대한 소비자 가이드와 제조사별 평가 등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예시로 이 사이트에서 ‘gas boiler’를 검색하면 보일러 구매 가이드부터 보일러 유형별 안내, 각 소비자에게 맞는 보일러 선택 사항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비슷하게 ‘gas furnace’를 검색하면 ‘가스로’에 대해 설명하며, 어떤 용광로를 사용하는 것이 구매자의 가정과 공장, 회사에 효율적인지를 설명한다.

더불어 ‘가스로’ 브랜드 중 어떤 브랜드가 신뢰성이 높은지를 추천하고, 미국 표준과의 비교 기준도 제시해준다.

이는 미국의 국내 사정하고도 관련이 있는데, 미국은 국토가 넓은 만큼 모든 가정마다 천연가스가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가스기기만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소비자리포트에서는 기후조건, 연료 타입, 사이즈 등을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미국 소비자리포트는 비영리단체이기에 재무 공개 및 운영에 있어 자신들의 이름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기에 소비자와 기업들에게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도 한국소비자원 등의 기관이 있지만 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을 주업무로 하지,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가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제품과 비교해도 더 뛰어난 성능을 가졌음에도, 국내 대기업이 외면하는 상황을 여러번 겪었기에, 해외 제품과의 비교 사이트가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항상 한다”며 “국내 가스업계에도 통합된 제품 분석, 비교 사이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