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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부 지원 사각지대 놓인 연료전지산업 육성방안은
연료전지사업 포기하는 기업 늘어…심각성에 주목해야
원천기술·가동률 합치된 선순환 필요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확대방안 시급
국내 기업 경쟁력 높이는 생태계 육성
최인영 기자  |  dodam@ga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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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7호] 승인 2020.10.22  23: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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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신문=최인영 기자] 최근 에너지수급불안과 자원고갈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전 세계가 수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주요 선진국들은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개발과 보급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월 연료전지와 수소전기차를 양대축으로 하는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연료전지 산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연료전지 산업은 정부의 지원없이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현실이다. 연료전지 가격이나 기술수준 등에서 글로벌 연료전지기업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연료전지 시장별 특성을 고려한 체질개선을 통해 국내 연료전지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입단계에 있는 수소연료전지 산업에서 가격·기술경쟁력 등 경제성을 확보해 향후 본격적인 시장형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이같은 시각을 반영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던 LG, 효성, 삼성, SK 등 대기업들이 기술경제성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사업을 철수한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원천기술 개발과 보급·가동률이 합을 이루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지는 연료전지 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부족하다는 업계의 지적에 따라 이를 해소시킬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집중 취재, 보도한다.
   
▲ 영농 상생형 친환경 연료전지 시범사업으로 파주시에 설치된 8.1MW급 SOFC 시스템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보급 난항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그린홈 지원사업을 통해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설치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기준 가정용 연료전지는 ㎾당 1557만8000원, 건물용은 1538만원을 지원한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연료전지 외에 태양광, 태양열, 지열, 소형풍력 등이 있다.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의 재생가능에너지는 미관상의 이유와 간헐적 전기생산 등의 한계로 최근 연료전지가 도심의 친환경 분산전원이자 비상전원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소규모 상시발전으로서의 장점은 물론 발전설비 용량에 관계없이 일정한 발전효율을 보인다는 점에서다. 도심지에서 적합한 수 ㎿급 분산형 발전설비로는 단언 연료전지를 꼽을 수 있다.

오염물질 배출도 적어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효율 향상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 연료전지의 경우 수소를 직접 사용하면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다. 현재 쓰이고 있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할 경우 이산화탄소(CO2) 배출은 40% 가량 줄어든다.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CO) 배출량도 극히 적은 양만 배출한다.

현재 국가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신축, 증축, 개축하는 경우 건축연면적 1000㎡ 이상의 건축물은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해야 한다. 신재생설비 설치 의무화 제도에 따라 올해까지 30%, 해마다 2%씩 상향해 2040년에는 40%를 신재생에너지설비로 설치해야 한다.

이밖에도 서울시 민간건물 설치 의무화 제도, 지자체 전력수급 자립화 사업, 전력거래 자유화 제도 등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제조판매사인 에스퓨얼셀, 두산퓨얼셀 파워, 미코, STX중공업, 범한퓨얼셀 등은 국민인식 부족과 가스요금이라는 비용투입의 한계 등으로 인해 많은 애로사항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또 에공단의 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KS인증을 받아야하는데 이 기간이 1년 이상 걸리고 있어 제품을 개발해도 시장에서 당장 출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말한다. KS인증은 연료전지의 생산·품질관리, 전기효율 등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부안센터에서 실증연구를 하고 있다. 실증연구 기관이 한 곳이다보니 소요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태양광, 풍력과 달리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연료전지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가스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5월 발전용 연료전지의 경우 전용 요금제가 나와 이전보다는 가스를 저렴하게 쓸 수 있지만 가정·건물용 연료전지는 이같은 혜택을 아직 누리지 못하고 있다. 최종소비자 입장에서는 한전의 전기 대신 연료전지를 써야할 명확한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대중목욕탕이나 사우나, 수영장 등 많은 열을 필요로 하는 곳은 연료전지의 열원을 활용하는 동시에 전기도 쓸 수 있어 연료전지의 장점을 모두 쓰고 있지만 일반 가정과 건물에서는 연료전지는 ‘돌리면 돌릴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국내 전기료는 수출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다른 국가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연료전지가 갖는 분산전원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최종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태양광처럼 연료전지에서 나온 전기도 사고 팔 수 있도록 하거나 연료전지 사용률에 비례한 인센티브 등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자가발전 인센티브 제도인 SGIP(Self GenerationIncentiveProgram)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연료전지 설치보조금이 줄어든 것도 연료전지 보급의 장애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보조금 하락은 연료전지 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규모의 경제로 접근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해도 시장경쟁구도를 통해 연료전지 산업은 정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의 에너지선택권 확보와 연료전지 보급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가정용 연료전지 성공사례로 꼽히는 일본 에네팜(Ene Fam)의 경우 정부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연간 5만대 이상의 연료전지를 보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일본은 부품·공급체계와 보급확대 지원정책에 힘입어 지난해까지 누적 15만대 이상의 가정용 연료전지를 보급,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했다.

일각에서는 직접적인 금전지원보다는 ▲공공기관 설치 의무화 제도 ▲서울시 민간건물 설치 의무화 제도 ▲에공단 주택·건물지원사업 등 의무화제도에 기반한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생태계 육성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연료전지를 친환경성과 고용창출 효과를 지닌 에너지원으로 인정해 다양한 보급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천연가스(도시가스)를 개질해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적극적인 정책은 펼치지 못하고 있다.

에스퓨얼셀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유일한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 친환경 분산전원으로 평가받을 뿐만 아니라 외부환경의 영향 없이 안정적인 발전을 할 수 있어 비상전원으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는 연료전지 보급확대를 통한 분산전원 발전체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신재생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많은 수요처를 확보해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연료전지 가동률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도 뒷받침된다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에너지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계해 산업을 성장시켜 나간다면 에너지제조업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보급·가동률은 에공단이 관리를 하고 있다. 해마다 새해가 밝으면 에공단은 각 시스템제조사로부터 보급·가동률에 관한 자료를 받아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에공단의 지원사업으로 보급된 가정용 연료전지는 54㎾(54대), 건물용 연료전지는 1911㎾(151대)로 집계됐다, 다만 가동률에 대해서는 에공단 측에서 명확한 자료를 제시하지 않아 정확한 데이터를 알 수 없지만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바탕으로 볼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히 저조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 에스퓨얼셀 85kW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 정책에 앞서 산업육성 트랙 필요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핵심으로 연료전지를 꼽고 있다. 지난 2009년 제 1·2차 녹색성장 5개년 계획과 녹색기술 R&D종합대책에 이어 2013년 ICT기반 에너지 수요관리 신시장창출방안, 2014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달성 로드맵 등을 비롯해 2015년 관계부처 합동 업무보고를 통해 6대 핵심기술 중 하나로 연료전지를 선정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우리 정부는 오는 2040년을 바라보는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을 발표했다. 에너지시장의 틀을 개편해 친환경 에너지소비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연료전지 보급목표를 설정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누적 2.1GW, 발전용 연료전지 15GW(내수용 8GW, 수출용 7GW)를 보급한다.

이어 같은해 6월에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분산·참여형에너지시스템 확대에 관한 계획을 발표했다. 재생·집단에너지, 연료전지 등 분산형 전원의 발전량 비중을 오는 2040년까지 30%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국내 연료전지 시장은 ▲2013년 1억9000만 달러 ▲2015년 4억1350만 달러 ▲2019년 12억54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정부의 기술개발지원에 힘입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두각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연료전지 업계는 핵심원천기술을 해외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발전용 연료전지시장은 두산퓨얼셀과 SK건설·美블룸에너지의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이 이끌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PAFC(인산형 연료전지)를 보급하는 기업으로 2024년부터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블룸에너지는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원을 활용해 기존 연료전지보다 전기효율을 10% 더 높인 SOFC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10여년 전부터 SOFC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국책연구소, 대학, 기업 등이 참여해 R&D를 추진해오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수소연료전지 산업의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조급한 보급확대는 독이 될 수 있다는데 있다. 해외 수소연료전지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로 시장은 잠식당할 뿐만 아니라 REC 등의 지원을 통해 국민의 혈세로 이들을 돕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연료전지 산업의 상업화가 저조하다고 해서 장기성장 전망까지 어두운 것은 아니라 조언한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시범도시와 연료전지를 연계한다면 산업생태계 육성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사업모델로 성장할 것이라 강조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30년까지 지구의 온도를 2℃ 억제하려면 약 140억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필요한데 이중 57%는 에너지절약을 통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절약에는 연료전지가 최적의 설비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현재 세계 각국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R&D 지원을 비롯해 관련 설비 구매 보조금, 신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수소에너지 인프라 구축 지원, 대형 에너지 이용시설 에너지 효율 규제 등의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료전지 시장의 성공여부는 다른 신에너지원과 다른 확고한 포지션을 구축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소재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및 성능향상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연료전지 타입의 개발 ▲차량용과 분산발전용 시장에서의 대형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개발 등을 통해 다른 에너지원과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가격을 낮추고 수요를 촉발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든다면 연료전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수소연료전지 산업을 놓고 산업부와 국토부가 입장을 달리하고 있어 생태계 육성을 저해하는 모양새라고 비판한다. 국토부는 수소시범도시 등을 지속 확대해 수소를 주에너지원으로 하는 모델을 추진하는데 반해 산업부는 규제위주의 정책으로 연료전지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산업부가 발전사업허가 승인을 미루고 있는 점도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의 장애요소로 작용한다고 업계는 불만을 토로한다. 발전사업허가 신청의 급증을 이유로 허가를 미뤄온 산업부는 이번 달에만 수십건에 달하는 허가를 낸다는 입장이다.

블룸에너지코리아 관계자는 “분산전원은 물론 주전원으로서의 활용가치를 지닌 발전원이 바로 연료전지”라면서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나 병원 등에서 이미 주전원으로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도 한전전력망을 통하지 않고 자가소비형 발전원으로 연료전지를 활용한다면 연료전지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제조사들은 현재 건축물 설계단계부터 연료전지를 넣어 전기와 열원을 활용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른바 4세대 지역난방에 연료전지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생산 시 발생하는 열을 열병합발전 형태로 이용하면 에너지효율을 80%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화력발전보다 열효율이 30% 넘게 높은 수준이다.

4세대 지역난방은 40~70℃의 저온수를 공급하고, 열수송관 주변의 신재생에너지도 함께 활용해 열원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특히 전력망에 AI, IoT 등 ICT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생산자와 소비자간 열 거래를 가능케 함으로써 에너지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화력발전소보다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각각 3%, 33% 수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 발전설비를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연료전지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도심에 소규모 발전설비를 구축, 각 가정에서 전기와 온수를 쓸 수 있는 자가발전소를 만드는 셈이다.

연료전지산업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수소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연료전지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한 보급계획이 아닌 산업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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