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박귀철 기자] 전국 LPG 사용 가구 수가 400만으로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LPG용기를 통해 가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차량용을 제외한 취사·난방용 LPG용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지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때 국내 LPG용기 제조업체는 1980년대 중반 대구시 경희강재를 비롯해 20여 개사가 연간 250만 여개의 20kg, 50kg 등의 용기를 생산했다.

그러나 도시가스의 보급 증가로 1990년 중반에는 14개사로 감소했고, 용기 생산 수량도 60만 여개로 줄었다. 2001년 110만 여개를 넘는 반짝 수요를 보였으나 이후 생산량이 30만 여개로 급감했다. 이러한 가운데 경희강재를 비롯한 많은 업체가 문을 닫아 2009년에는 5개사로 줄었다. 그 외 알루미늄 및 복합재료로 20kg용기를 생산하던 업체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코로나 속 수입품 품질도 걱정

2010년 이후에는 도시가스 보급 증가 외 소형LPG저장탱크의 보급 확산으로 용기 시장은 더욱 위축되는 가운데 2013년부터 저가의 중국산 LPG용기가 수입되면서 국내 제조사들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졌다. 지난해 국산 20kg 용기는 8,149개인데 반해 수입품은 72,362개다. 또한 50kg 용기는 3,096개가 생산되었지만 수입품은 23,215개다. 이 모두를 합쳐도 한 개사에서 생산할 정도의 물량도 되지 않는다.

아직도 전국에서 1000만 여개(20kg·50kg:830만개, 기타:170만개)의 LPG용기가 유통되고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이 사용하는 20kg 용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한 곳도 없다는 안타깝다는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로 현지 검사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전량 수입품에 의존할 경우 품질 미달로 사고 발생 시 가스공급자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LPG용기를 생산하던 윈테크는 2018년 8월 이후 20kg, 50kg용기 생산을 중단하고 수요가 작은 3kg, 10kg 용기만 일부 생산할 뿐이다. 자동차용기를 주력으로 하는 대흥정공도 현재 10kg과 50kg 용기만 소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티산업개발은 2018년 검사에 통과했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곧바로 생산하지 않고 있다.

용기 준공영제 도입 검토 필요

윈테크의 유청 부사장은 “LPG용기는 우리나라 가정용 연료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온 중요한 제품으로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LPG를 사용하는 마당에 가스운반 수단인 용기를 한 곳도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산업 발전의 근간은 굴뚝 산업인데 LPG용기제조업체가 수입품에 밀려 몰락하도록 방치한 것은 정부와 검사기관, 업계 모두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LPG용기 전문검사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용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한 곳도 없게 된다면 용기의 수리는 누가 하느냐”며 “용기 제조업체가 모두 문을 닫게 된다면 고용창출도 안되거니와 LPG 공급업계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LPG용기 수입업체들도 채산성이 맞지 않으면 과거의 몇몇 업체들처럼 금방 수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산 용기가 수입되었다.

결국 아직도 전국적으로 수요가 있는 LPG용기는 국내 제조업체가 살아야만 지속적으로 양질의 용기 공급으로 LPG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LPG충전·판매업계는 되새겨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이참에 정부가 나서서 가스사용자의 안전 확보, 용기 구매자의 구입비 부담 축소, 국내 용기제조사를 살릴 수 있는 용기 준공영제 도입 등의 검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가스안전공사의 검사를 받기 위해 모아 둔 제조사의 20kg LPG용기로 이 업체는 지금 용기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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