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 분산에너지과 이경훈 과장이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안)을 설명하고 있다.

27일 분산에너지 로드맵(안) 설명회

[가스신문=주병국·양인범 기자] 정부가 전력 수급에 따른 조정이 불가능한 재생에너지를 조정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을 연내 확정, 발표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전력계통에 연계되지 못해 버려지는 전기에 대해 에너지 효율적 관리차원에서 정부가 적극 나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또 중앙집중식 전력생산 및 공급구조보다는 지역별, 구역별 분산전원을 통한 에너지 생산 및 공급이 에너지효율측면에서 높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에 산업부는 분산에너지를 보다 국가에너지 관리 차원에서 사용 가능토록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예측제도 등 분산에너지에 친화적인 시장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안)’에 담고, 27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정책 설명회를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설명회에서는 주제발표자로 산업통상자원부 분산에너지과 이경훈 과장이 나서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안)을 발표하고, 주요정책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한 로드맵의 핵심 정책방향은 4가지로 제시됐다. 첫 번째로는 분산에너지의 송배전 편익·변동성 편익 등을 지원하는 제도와 수도권 신규수요를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한 제도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전력수급에 따른 조정이 불가능한 재생에너지를 조정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 등 분산에너지 친화적인 시장제도로 개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앞으로 전력계통에 연계되지 않는 재생에너지 등 분산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잉여에너지 낭비를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세 번째로는 계통 안정성 제고를 위해 재생에너지 통합관제시스템 및 공공 ESS를 구축하고,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활용하는 그린수소 생산, 전기차 충·방전, 열 저장 등을 개발·확산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그동안 태양광, 풍력, 지열 등 통해 생산된 전기 중 활용되지 못하는 전기를 ESS로 저장하여 재사용하거나, 잉여전기를 활용하여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등 지역별 또는 구역별 에너지관리 및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과도 부합된다.

또 이번 로드맵에는 정부 중심의 에너지정책과는 달리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환경여건을 조성하고, 기초지자체 단위 맞춤형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지원한다. 더불어 이런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시스템이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 및 관리될 수 있도록 지역에너지센터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로드맵 정책 설명에 이어 진행된 전문가 패널토론 시간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유승훈 교수가 좌장을 맡고, 남동발전 김수만 실장, SK E&S 한수미 상무, ESS생태계육성협의회 이학성 회장, 지방정부협의회 박정연 사무국장,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오재철 대표, 산업부 이경훈 분산에너지 과장이 패널자로 나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유승훈 교수가 좌장을 맡아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패널로 나선 남동발전 김수만 실장은 발전공기업도 잠재적 사업자로서 분산에너지 활성화에 나서야 하지만 이번 로드맵에는 수익모델 측면에선 아직 구체화 되지 않아 향후 보완이 필요하고, 국내 기술 수준을 감안 할 때 외국 기업 의존이 높아질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SK E&S 한수미 상무는 ”과거에는 분산에너지가 부족했으나, 지금은 국내에서도 분산에너지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고 그 중심에 집단에너지가 있다고 본다“며 “초대형 발전설비와 집단에너지를 같은 틀 속에서 사업을 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만큼 집단에너지의 송배전 비용 절감에 따른 국가 편익을 정부가 좀더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패널로 참석한 ESS생태계육성협의회 이학성 회장은 “ESS 활성화는 분산에너지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인 만큼 올 연말에 확정될 로드맵에 ’언제‘하겠다는 시기를 정부가 좀더 명확하고 구제적으로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지방정부협의회 박정연 사무국장은 “에너지시장이 분산화 지방화되고 있고, 특히 탈탄소화가 대세인 듯하며, 이런 변화로 이번 분산에너지 로드맵이 만들어진 듯하다”며 “하지만 과거에도 정부는 분산에너지를 보급확대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내 놓았지만 시장에서는 경제성과 요금문제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미 여러 곳곳에서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문제를 정부가 잘 챙겨봤는지 사실 의문이다. 연말에 확정하겠다는 로드맵에 이런 점들을 정부가 다시 챙겨서 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패널 및 질의응답자로 나선 산업부 이경훈 분산에너지 과장은 “송배전설비 절감에 따른 인센티브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고, 추가 논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분산에너지 로드맵의 핵심은 중앙집중식 전력생산구조를 지역화 구역화하고, 여기에 분산에너지의 역할을 하는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적절한 지원과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며 “자가용 발전의 경우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전력계통에 순기능을 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 앞서 산업부 김정일 에너지혁신정책관은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미래의 에너지시스템은 모든 에너지 소비자가 인근에서 스마트하게 저탄소에너지를 생산·소비·거래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부는 선진국형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 참석한 한국에너지공단 김창섭 이사장은 “정부가 2050 탄소제로화 정책을 발표한 만큼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탄소를 줄이는 에너지정책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분산에너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런 변화에서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안)이 마련된 것은 매우 중요하고, 시기가 적절한 것 같다”고 인사말을 통해 전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설명회에서 제기된 업계 및 지자체 등의 의견을 반영하여 올해 연말까지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을 마련하여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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